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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Jan 06. 2020

결혼 이야기

헤어지는 모든 커플을 위해

이 리뷰는 <결혼이야기>에 대한 스포일러를 어느 정도 담고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기 전인 분들이라면, 영화를 보고 나신 후에 제 시각의 이야기를 읽어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중이시라면, 이별을 한 번 쯤 겪어본 분이라면, 혹은 연인과의 권태기로 고민중이시라면 망설임 없이 권해드리고픈 영화입니당!!:D 


여느 사랑영화처럼 시작하는 영화 <결혼 이야기>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상대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닌가?

이들의 결혼은 이미 너덜너덜해져서, 결혼상담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서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듯...하지만 니콜은 상담사가 써오라고 한 상대방의 장점을 채 읽지 못하고, 상담실을 나가버리고 만다.... 이렇게 서로 부부상담조차 받을 수 없는데, 이혼 수순을 밟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서로 변호사 없이 원만한 합의 이혼을 해보려 하지만, 니콜이 변호사를 선임함으로써? 그마저도 물 건너 간다. 찰리가 큰 상을 받은 그날, 그는 이혼 소장까지 받게 된다.  아이가 있음으로써 이들의 이혼은 더 복잡해진다. 어떻게 아이를 양육할지, 어디서 학교를 보낼지까지 결정해야 하니까. 그러나 영화의 스틸컷들은 이들이 비록 이혼을 하는 중일지라도, 그저 평범한 다른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을텐데. 왜 이렇게까지 관계가 망가진 걸까. '우리 얘기 좀 해' ... 얘기를 안해서 결혼 생활이 망가진 걸까? 얘기를 했어도 아마 상황이 많이 다르진 않았을꺼다. 얘기해봤자 자기 얘기만, 자기 입장만, 자기 고집만 부렸을테니까... 

결국 법정에 간 둘은 서로 알고있는 상대의 작은 이야기들을 큰 결점처럼 부풀리고, 양육권을 갖고 싸우게 된다. 니콜이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계단을 내려올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법정에서는 '알콜중독자 니콜'로 변하고. 카시트를 끼우느라 버벅였던 아빠 찰리는 '카시트도 장착할 줄 모르는, 양육에 대해 무지한 아빠'로 바뀌고. 


어쨌거나 이 둘은 이혼을 하는 것처럼, 암시하며 끝이난다... 이혼을 할지라도 아이 때문에 서로 사는 도시가 다를지라도 가끔은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치만.. 이 둘의 관계가 예전같진 않을 거다.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은 더더욱 아니고. 이혼소송을 걸기전처럼도 절대 아니겠지. 그렇다고 모든 커플이 이혼으로 사랑의 마침표를 찍는 건 아니니까. 사랑의 시작은 다 비슷하겠지만, 사랑의 끝은 어쩌면 커플별로 다 다른가보다... 이 영화는 내게 그런 여운을 남겼다. "당신도 이혼하고 싶나요? 당신도 권태기에 힘든가요? 그렇지만 그 결정은 오롯이 당신과 당신 파트너의 선택이에요. 꼭 이별을 택할 필요는 없어요." 라고. 


**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씬은, 니콜이 찰리의 장점을 써 내려 간 종이를,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아이가 서툴게 읽자, 아빠 찰리가 단어의 발음과 뜻을 설명해 주다가..폭풍오열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그래서 이 둘이 서로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을 결심한 걸 테니까... 


총 별점 5/5 

이혼 이야기라고 제목 붙이지 않고, 결혼 이야기로 제목을 붙였으며. 배우들의 연기도 몰입감 있게 좋았고. 권태기를 겪은 누군가라면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많은 여운을 남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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