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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건 Feb 05. 2017

'다이어트 1년' 요요 없이 버티기

[생존 다이어트 6편] 유지하지 말자, 몸을 바꾸자

일요일 저녁. 예능을 즐겨보지 않는 난 EBS '세계테마기행'을 본다. 가장 선호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배틀트립', '원나잇푸드트립'은 연예인 나와서 먹방 위주로 진행한다. 여행을 먹으러만 가나 싶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 겉도는 느낌이다.


'세계테마기행'은 나름 전문성 있는 사람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 나라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준다. 특히 일요일은 일주일치 몰아볼 수 있어 좋다. 


오늘(2/5) 타이완편이다. 예류-지우펀 등이 소개됐다. 2015년 아내와 다녀온 타이완 여행이 생각났다. 타이완 여행 사진 폴더를 열었다. 열지 말았어야 했다. 당시 저렇게 생긴 나와 살아줬던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해졌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아내에게 뜬금없이 말했다.


같이 살아줘서 고마워


#같은선글라스 #다른느낌

다이어트는 2016년 1월에 마쳤다. 약 20kg 빠졌다. 현재 계속 이 몸무게다. 1년간 유지 중인 셈이다.


조금 재수 없지만 유지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먹어도 이 스펙이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술도 정말 많이 먹는다. 오늘도 점심은 맥도널드 1955 해시브라운 버거 세트 먹었다. (프렌치프라이에 소금은 뺐다)


돼지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유지하냐고 묻는다. '유지가 아닌 이게 내 본모습'이라고 말한다. 몸을 그렇게 만들었다.


다이어트 때 근력운동 정말 열심히 했다. 3개월 다이어트하는 동안 유산소보다 근력운동에 더 중점을 뒀다. 체중이 많이 줄었지만 근육량은 오히려 2kg 늘었다. 그만큼 기초대사량이 올라갔다.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 됐다.


요요의 원인은 '과도한 굶기' '유산소 only' 


굶으면 근육이 빠진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도 빠진다. 그만큼 잘 찌는 체질이 된다. 근력 운동 없이 유산소 운동만 해도 근육이 빠진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유산소 운동 시 에너지를 근육에서 가져다 쓴다. 굶기와 유산소 only는 정말 위험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안 하니만 못하다.


유지 보수는 심플한 게 좋다. 근육을 키워놓으면 그냥 잠만 자고 숨만 쉬어도 칼로리가 소모된다. 이렇게 쉬운 방법을 두고 어렵게 돌아갈 필요 있을까?


요요 없이 1년 버티기의 심플한 방법으로 두 가지 제안한다. '다리 조지기'와 '밥 줄이기'. 전자는 운동이고, 후자는 식이조절이다. 하나만 해선 이룰 수 없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다.


1. 다리 조지기 


다이어트 끝났다. 운동 해야 유지된다고 했다. 어떻게든 운동 해야 했다. PT 끝나니 의욕이 잘 안 생겼다. 


효율을 찾게 됐다.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 좋은 운동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어차피 목표 체중은 만들었다. 근육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최소 노력의 최대 효과, 바로 '다리 조지기'다.


허벅지 근육은 면적이 크다. 신체 근육 중 가장 크다. 그만큼 효율이 좋다. 적은 운동으로 큰 효과 낼 수 있다. 다리 운동을 중점적으로 했다. 


스쿼트는 기본이다. 스쿼트만한 운동이 없다. 50개만 제대로 된 동작으로 해보자. 아무리 추운 날도 땀이 흐르고 몸이 뜨거워진다. 심박수 올리기엔 최고다.


추우면 실내 사이클 탔다. 시원할 땐 그냥 동네 한 바퀴 뛰었다. 더울 땐 등산 갔다. 지하철 탈 때나 사무실 오르내릴 땐 습관적으로 계단을 이용한다. 


지속 가능하려면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야 한다. 재테크나 사업할 때 필요한 말이지만, 운동에도 필요하다. 같은 운동만 하면 지루하다. 다양한 운동 루틴을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먹어야 한다. 


2. 밥 줄이기


먹고 싶은 거 다 먹는다. 술도 많이 먹는다. 사실 난 '술 맛있게 먹기 위해' 다이어트했다. 살 안 빼면 건강 상의 이유로 좋아하는 술 영원히 못 먹을 것 같았다.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였다. 


식이조절은 정말 어렵고 영원히 할 수 없다. '신의 영역'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탄수화물 줄이기'뿐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자주-많이 먹는 밥을 줄이기로 했다. 


밥을 반공기 더는 것부터 시작했다. 밥뚜껑에 두면 먹고 싶을까 봐, 아예 버리거나, 식당 이모님께 밥을 반만 달라고 했다. 


오후 3시만 돼도 머리가 핑핑 돌았다. '당 떨어진다' 느낌 제대로 들었다. 참아야 한다. 전날 울면서 운동했던 장면 생각났다. 이 힘든 짓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너무 힘들면 아몬드 몇 알 먹었다. 선두처럼 힘이 났다. 


탄수화물 줄이기는 생각보다 쉬웠다. '당 떨어짐' 현상의 시기가 점점 늦춰졌다. 오후 5시 돼도 괜찮았고, 어느 날은 7시 돼도 멀쩡했다. 선두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그렇게 밥의 양을 점점 줄였다. 현재는 밥 없이도 잘 산다. 평소 때는 밥 1/3 공기만 먹는다. 


밥양을 줄이면 많은 장점이 있다. 짜게 먹지 않게 된다. 반찬 고유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과식했을 때 더부룩한 느낌도 없다. 


(전문가의 의견은 브런치 포스트 참고)


고기로만 배 채웠을 때의 그 행복함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다이어트, 

쉽게 가자. 

유지하지 말자. 

몸을 바꾸자.


맛있는 수육, 혼자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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