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다이어트 8편] 다이어트는 ‘식습관'
봄이다. 따뜻해지면 식욕이 돈다. 식욕이 돈다고 마음껏 먹으면 안 된다. 살찐다.
다이어트를 ‘운동’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나 오늘부터 헬스장 등록하고 다이어트하기로 했어.”
틀린 표현이다. diet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 일상적으로 취하는) 식사[음식]; 식습관’
다이어트는 음식과 식습관이다.
“나 오늘부터 탄수화물 줄이고, 샐러드와 단백질 위주로 먹을 거야.”
이게 다이어트다.
운동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시간 내서 하면 된다. 혼자 못하면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돈 내면 된다. 할인 안 받고 정가로 내면 된다. 돈 아까워서 운동하게 된다. 몇 푼 아끼려고 할인받고, 1년치 등록하고, ‘하루 정도 빠져도 되겠지’ 하면서 날린 돈 다 합쳐보니, PT 100번은 받겠더라.
운동은 의지의 문제고, 그 의지는 돈이 움직인다.
‘운동 20 : 음식 30 : 마음 50’ 지난 글에서 의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의지를 빼고 운동과 음식만 놓고 보면 ‘운동 20 : 음식 80’이다.
운동 하는 이유는 근육량 늘려 요요를 막기 위함이다. 현재 살을 빼는데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미래지향적'이다.
음식이 중요하다. 운동은 거들뿐이다.
운동은 쉬웠지만 음식 조절은 어려웠다. 돈으로 해결 안 된다. 욕구의 문제다. 머슬로우의 욕구 5단계 중 1단계, 가장 근본적인 생리적 욕구다. 내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렵다.
나는 먹는 걸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 음식 조절 안 되는 사람이다. 식욕이 꾸준히 생긴다. 뭐라도 먹어야 삶을 살아낼 수 있다.
4가지 음식으로 허기를 막았다. ‘채우다’보다는 ‘막아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배를 채우긴 힘들다. 급격히 허기가 느껴질 때, 순간의 고통을 잊기 위해 먹는다.
허기를 잘 막았으면 정해진 식사시간에 정량을 먹는다.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식욕을 억제하는 N가지 음식’류의 글이 많다. 보통 두부, 고구마, 닭가슴살 등 단백질 위주 음식을 먹으라고 한다.
다이어트 초반, 글에 나오는 음식만 먹었다. 근데, 많이 먹었다. 그대로 살이 됐다. 식욕 억제 음식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 금방 질렸다. 먹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다이어트용 음식만 먹으면 힘들다.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부터 시작했다. 이걸로 허기를 막아냈고, 평소 먹는 양을 서서히 줄여나갔다.
1단계 : 아메리카노
대부분 직장인은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피를 꾸준히 마신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아메리카노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전후로 마셨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배고픔을 잠시 잊을 수 있다. 은근히 포만감이 든다. 점심과 저녁 식사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우유와 설탕이 들어간 커피는 절대 금물이다.
2단계 : 탄산수
탄산수는 주로 저녁 운동 이후 마셨다. 물만으로 채울 수 없는 갈증을 탄산수가 채워준다. 가스가 들어있어 일시적 복부 팽만 현상도 있다. 든든해진다.
물만 먹기 힘들기 때문에 탄산수는 아주 유용하다. 쇼핑몰에서 박스로 사면 한 개 400~500원꼴로 가격도 저렴하다.
3단계 : 물
물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가장 중요한 다이어트 음식이다. 물 먹는 걸 생활화해야 한다. 나는 텀블러에 물을 담아 매시 정각에 마셨다. 억지로라도 규칙을 세워야 한다.
식전 물 한 잔이 매우 중요하다. 먹는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을 많이 먹기 위해서는 찬물이나 뜨거운 물보다 실온의 물이 좋다. 목 넘김이 부드럽다.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물을 하루에 2리터 마셔야 합니다'라는 말도 있다. 2리터 마셔본 사람은 안다. 쉽게 마실 수 있는 양이 아니다.
그래서 세번째 단계다. 맹물만 많이 먹는 건 처음에 힘들다. 커피나 탄산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
다이어트는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4단계 : 견과류
액체의 포만감은 오래가지 못한다. 견과류는 30분 이상 간다. 몸이 익숙해지면 2시간 정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다이어트 후반에는 저녁을 견과류로 대체하기도 했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지방이 많아 배앓이하게 된다.
4가지 음식으로 식욕을 억제하며, 음식량을 서서히 줄여간다. 이렇게 20kg 뺐다.
다이어트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