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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건 Apr 02. 2018

출판은 '지식 엔터테인먼트'

[업 에세이] 콘텐츠 플랫폼 마케팅

[업 에세이] 콘텐츠 플랫폼 마케팅

지식 셀럽의 출현 


“celebrity(유명인)의 줄임말. 누구나 따라하고 싶은 정도의 유명인사 또는 현재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 등을 의미한다. 2010년대 들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리얼리티 방송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가수나 배우와 같은 연예인은 아니지만 큰 인지도를 자산으로 살아가는 유명인, 즉 셀럽이 증가하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셀럽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셀럽의 시사상식사전 정의는 이렇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인지도를 자산으로 살아가는 유명인이다. 약간 낮춰본다는 느낌 있다. 내가 보는 셀럽의 정의는 이렇다.  


“현재 유행을 이끌고 트렌드를 선도한다.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유명인.”


연예인만 셀럽이 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전문성이 있고 그것이 수용자에게 큰 감동, 혹은 영감을 준다면 충분히 셀럽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본다. 이런 새로운 셀럽의 출현은 TV 방송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새롭게 셀럽으로 유입되는 대부분 사람들은 TV 방송으로 발굴된다. 새로운 셀럽을 많이 발굴하는 방송은, 현 시대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

 

언젠가부터 지상파를 잘 보지 않는다. TV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보더라도 tvN 혹은 jtbc 위주로 본다. 3~4년 전부터 이 두 방송사는 방송의 트렌드, 나아가 현재 대한민국 전체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요리 -> 여행 -> 힐링으로 이어지는 트렌드의 출처를 살펴보면 이 두 개 방송사의 활약이 크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수요미식회> 이후 요리와 먹방 등 먹을 것에 대한 방송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먹방 열풍이 불었고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생활처럼 자리 잡았다. 황교익, 최현석, 이연복 등 연예인이 아닌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셀럽을 만들어냈다.  

tvN의 <꽃보다> 시리즈는 배낭여행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었다. 기존의 배낭여행이 20대 청년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jtbc <뭉쳐야 뜬다>는 역으로 장년층 위주의 패키지 여행을 젊은 층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tvN <윤식당>과 jtbc <효리네 민박>은 현재 힐링 트렌드를 주도한다. 지상파 방송은 1~2년 뒤에서야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한다.  


두 방송사가 다양한 트렌드들 만들어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지식 셀럽’의 출현이다. tvN은 <알쓸신잡>과 <어쩌다 어른>, jtbc는 <차이나는 클라스>와 <말하는대로>, 새로운 셀럽의 유형을 만들었다. 유시민 작가, 정재승 교수, 김영하 작가, 손아람 작가 등이 방송을 통해 ‘지식 셀럽’ 반열에 올랐다. 모두 연예인은 아니다. 각자의 전문 분야가 뚜렷하다. 방송을 통해 본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고 새로운 영감을 준다.   

 

<말하는대로>에서 스토리펀딩 쪽으로 종종 섭외 문의가 들어왔다.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스토리펀딩 창작자를 찾았다. 실제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방송에 출연했다. 방송에 나와 스스로 유명인이라고 얘기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피곤하다’고도 했다.


초반엔 예능이라는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무리수 농담을 던지긴 했지만,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법과 정의란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는 감동을 주었다. 박준영 변호사는 다시 보고 싶은 연사 특집 방송에 다시 초대되기도 했다.



출판사가 지식 셀럽 MCN이 되면 어떨까? 


콘텐츠 플랫폼은 초기 붐업이 중요하다. 초반에 이슈를 일으키지 못하면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 이슈를 만들기 가장 좋은 방법은 셀럽 마케팅이다. 많은 신규 플랫폼이 셀럽을 활용한다. ‘셀럽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란 메시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의 큰 홍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토리펀딩도 초기 붐업을 위해 셀럽이 필요했다. 셀럽은 우리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장똘뱅이’처럼 돌아다니며,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 이때 출판사 분들이 큰 도움을 줬다. 출판사는 이미 셀럽과 많은 작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스토리펀딩과 같은 텍스트 위주의 플랫폼에 어울리는 지식 셀럽, 작가 셀럽을 많이 알고 있었다.  

 

출판사의 도움으로 지식 셀럽을 영입할 수 있었다. 유시민 작가와 ‘글쓰기 고민 상담소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글쓰기 고민 상담소’라는 책 출간을 앞두고 사전 마케팅 형태로 결합했다.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스토리펀딩에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독자의 의견을 받아 직접 글쓰기에 대한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인터랙션이 자유로운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을 잘 활용한 사례다. 후원금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책을 기증해 공익적 역할도 했다.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 프로젝트도 매우 잘 된 사례다. 당시로는 드물게 1억이 넘는 펀딩 금액을 모았다. 이지성 작가의 인문학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고, 후원자에게는 리워드로 책을 지급했다. 또한 모아진 후원금은 지역아동센터와 공부방에 기부했다.  

지식 셀럽과의 만남도 주선했다. 스토리펀딩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연된 정의’라는 책을 출간한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는 전국을 돌며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전국 순회 공연을 한 셈이다.  


플랫폼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퀄리티 콘텐츠를 원한다. 출판사는 그 콘텐츠를 만들어낼 작가들, 지식 셀럽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콘텐츠에는 ‘꿀팁’ ‘분노’ 등 독자의 지갑을 열 키워드도 담겨있다. ‘팬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플랫폼과 출판사는 윈윈 할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갖췄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Multi Channel Network)란 유튜브(YouTube)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인 제작자를 지원·관리하는 기획사를 말한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1인 제작자들의 콘텐츠 유통과 저작권 관리, 광고 유치, 파트너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지원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나눈다.”


지식 셀럽들의 콘텐츠를 유통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 또한 새로운 MCN의 형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식 셀럽을 지원하고 매니징 하는 형태다. 책을 내주고, 그 책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 책의 콘텐츠들 널리 알린다. 오프라인으로 팬들과 연결해주고, 인지도를 쌓게 해준다. 오프라인의 모객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식 셀럽들에게 방송 출현, 대규모 강연 등 더 큰 기회를 연결한다.  


출판사는 단순히 책을 만들어 파는 역할에서, 지식 셀럽 MCN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해보면 어떨까? ‘지식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볼 수 있다. 질 좋은 콘텐츠와 셀럽을 원하는 플랫폼과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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