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연습

갑작스레 움직이지 않는다

by tripall


몸 따로, 생각 따로

이젠 내 몸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진다. 달려야 하는데 엉덩이가 뒤로 처져 걷는 듯 달리는 엉성한 자세가 된다.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이 힘들어져 자신도 모르게 ‘아이고’ 하는 소리가 딸려 나온다. 머리 감으려고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이 허리에 힘이 많이 가 금세 힘들어진다. 기지개를 켜다가 다리에 경련이 나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다. 사레드는 일이 잦아 물을 마시다가도 사레가 든다.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둘 경험하면서 나이가 들었구나 싶다.


그러나 몸이 하던 습관이 있어서 내 몸이 내 의도를 따라주지 못한다는 걸 곧잘 깜빡 잊는다. 벌떡 일어나다가 현기증이 나서 주저앉기도 한다. 이 정도는 다행이다. 쓰러져 뭔가에 부딪치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

뒤에서 불러 걷다가 빠르게 돌아서면 균형감각이 깨져 넘어지는 일도 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계단을 쳐다보지 않고 가다 보면 발의 템포를 놓쳐 헛디디기도 한다. 욕실과 주방의 물기에 미끄러지기가 쉬운데 반사작용이 느려 쓰러지기도 한다. 나이 들어서 넘어지면 뼈가 부러지기 십상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노인 안전사고 중 63.5%가 낙상사고이며, 노인 낙상사고는 주택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2024년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 동향’).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곳에서 다치는 비율이 상당하다.


다행히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복할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면서 건강이 더 악화하기도 한다. 그러니 예방이 중요하다. 일상으로 하는 동작인데도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이런 위험성을 줄이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한 번에 하나씩

바로 실천할 방법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사람이 능력자라지만 나이 들어서는 이런 욕심은 버리는 게 좋겠다. 걸을 땐 걷는 데 집중하고, 먹을 때는 먹는 것에 신경 쓰고, 대화할 때는 그 대화에 몰두하자.

몸의 반응속도가 느린 편인데 생각마저 다른 곳에 가 있다면 몸이 예상치 않은 상황에 반응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생각 또한 혼란스럽다. 한 번에 하나씩, 다른 동작으로 넘어갈 때는 천천히 이행하도록 한다. 이런 습관은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줄일 것이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기도 할 것이다.


천천히

일상생활에서 급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이 아닌 한 뛰어야 할 일을 만들지 말자. 약속 시간에 여유 있게 맞춰 움직인다. 준비하는 시간도 넉넉하게, 이동하는 시간도 넉넉히 계산한다. 그러면 사소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고 사고의 가능성도 낮춘다. 마음이 조급하면 불안하고 서두르게 된다. 실수도 불안도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급하게 움직이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거나 갑자기 주저앉거나 하지 않는다. 자신의 유연성과 건강을 장담하지 마라. 사고는 예기치 않는 순간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전화벨 소리나 초인종 소리에 급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휙 돌아보는 행동도 좋지 않다. 다른 곳을 볼 때는 일단정지하고 행동한다.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예상되는 이동 거리를 확인하고 시선을 돌리는 게 좋겠다.

뒤돌아서는 동작은 나눠서 하도록 한다. 전방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서고 돌아선다. 귀찮고 번거롭다고 여겨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행동을 말로 하자니 길어진 거지 시간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 습관이 되면 더욱 자연스레 행동하게 될 것이다.


찻길을 건널 때 당황하는 노인이 많다. 갑작스레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자동차의 큰 경적에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역시 갑작스레 행동하지 않는 게 좋다. 길 중간에서 주저앉거나 되돌아가거나 뛰어가는 등 갑자기 다르게 움직이는 게 더 위험하다. 주위를 살피며 걷던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는 게 안전할 것이다. 놀라게 되는 건 의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당황하지 않겠다는 것과 찬찬히 계속 걷는 건 연습하면 될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경적이나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오토바이에 대해 규제가 가해지는 게 더 좋은 해결책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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