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경>의 촬영지
영화 <안경>을 보고 떠난 여행 1 - https://brunch.co.kr/@tripcurator/44
지난 1편에 이어 요론지마 여행기 2편.
이른 아침 나하항에서 8,000톤급 배를 타고 5시간을 달려 요론지마에 도착했다. 태양이 하늘 위에 가 있는 12시쯤 요론항에 도착했다. 요론토 빌리지에 짐을 풀고 오토바이를 렌트해 본격적인 요론지마 여행에 나섰다. 요론지마에서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 가지. 영화 <안경> 촬영지를 돌아다니거나, 바다를 보며 '멍'하니 멍 때리거나. 우선 영화 <안경>의 촬영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첫번째 장소 - 하마다 ハマダ
"큰 간판을 내걸면 손님이 잔뜩 올테니 이 정도가 딱 좋아요"
"헤매지 않고 잘 찾아 오셨네요. 이 이상 손님이 늘어나면 곤란해서 딱 좋긴 하지만요."
"그러고 보니 헤매지 않고 온 손님도 3년 만입니다. 재능 있네요. 여기에 있을 재능"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숙소 하마다(ハマダ). 이 하마다에서 유지 상과 타에코 상이 나누는 대화는 참으로 특이하다. "손님이 많이 올까봐 아주 작은 간판을 걸었다", "헤매지 않고 숙소를 찾아온 손님이 3년 만이다", "손님이 늘어나면 곤란하다" 라는 말을 하는 민박집 숙소 주인이 있을까.
하마다는 현재 요론토 빌리지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 <안경>을 보고 요론지마에 찾았다면 대부분 이 숙소에 머물고 싶어 한다. 현재도 주인공들이 밥을 먹던 주방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영화 속 모습 그대로다. 다만 이 이상 손님이 늘어나면 곤란하다는 유지 상의 말과는 달리 요론지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소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dWsMJ9YVGWt
두번째 장소 - 테라사키 해안 寺崎海岸
"고리 아리마스요(얼음 있어요)"
"인생 최고의 빙수였습니다."
빙수 먹고 가라는 사쿠라 상의 말이 들려올 것 같은 해안이다. 영화 <안경> 속 사쿠라 상의 빙수 가게가 있던 해안이자 매일 아침 기묘한 메르시 체조를 하던 곳. 하마다 게스트하우스만큼이나 실제로 이곳에 와보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설레였던 곳. 생각보다는 비치의 크기가 작고 고운 모래가 아니라서 영화 속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였다. 비치로 내려가는 길에는 2007년 영화 <안경>을 촬영했던 곳이라는 안내 팻말이 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k9yCXoQWBxB2
세번째 장소 - 에이 쿱 A coop
요론지마 유일의 대형 슈퍼마켓 에이 쿱. 영화 <안경>에서 타에코 상이 털실을 샀던 곳으로 나중에 이 털실로 짠 목도리를 빙수 값으로 준다. 영화에서 아주 잠깐 나왔던 곳이지만, 요론지마 여행에서 뭔가 필요할 때 에이 쿱 슈퍼마켓은 큰 도움이 되므로 알아두면 좋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jZKMLuA5E9o
네번째 장소 - 호시스나소 星砂荘
"마린 팔레스라. 거긴 사색하기엔 좀.."
"왠지 불안해지는 지점에서 2분 정도 더 참고 가면 거기서 오른쪽입니다."
영화 <안경>에서 마린팔레스로 나왔던 호시스나소. 주인공 타에코 상이 짐을 챙겨 다른 숙소로 옮기겠다고 해서 간 숙소가 바로 이곳이다. 타에코 상은 '태양 그리고 우주만물에 경의를 표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자'라는 콘셉트로 열심히 노동을 해야 하는 곳이라는 걸 알자마자 짐을 챙겨 다시 하마다로 돌아간다. 돌아갈 때 캐리어를 버리고 사쿠라 상의 자전거 뒤에 타서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마린팔레스는 호시스나소라는 이름으로 민박업을 하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노동을 중심하는 숙소는 아니고, 시골 민박집 같은 곳이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eo2Pwx2MXJF2
다섯번째 장소 - 서전 크로스 센터 サザンクロスセンター
서전 크로스 센터는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장소다. 하지만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사쿠라 상의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어 영화 <안경> 촬영지 순례에서 빼놓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다. 서전 크로스 센터는 요론지마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역사 민속 자료관이다. 센터 제일 꼭대기에는 요론지마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dYABpMJ4BUD2
여섯번째 장소 - 요론 공항과 요론 중학교
영화 처음에 잠깐 등장하는 요론 공항과 영화 속에서 생물 선생님으로 나오는 하루나 상이 일하는 중학교도 요론지마 촬영지다. 영화 비중이 작아 그냥 지나쳐도 무방하지만, 길을 오가다보면 마주칠지도 모른다. 요론 공항의 경우 항공기를 이용해 요론지마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거치게 되는 곳이다.
엉뚱한 매력을 가진 하루나 상은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다. 말투나 행동 등이 상당히 독특하다. 특히 영화 중간에 하루나 상과 타에코 상의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갑작스럽게 타에코 상이 요론지마에 오면서 뭔가 분위기가 달라지자 빨리 떠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는 하루나 상의 마음이 담긴 대화다.
하루나 - 타에코 상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죠?
타에코 - 아무런 사람도 아닌데요.
하루나 - 정처 없이 나홀로 여행인가요?
타에코 - 안되나요?
하루나 - 언제까지?
타에코 - 질릴때까지!
하루나 - 빨리 질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