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간의 요론지마 여행기
영화 <안경>은 <카모메 식당>을 연출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이다. 일본 슬로우 무비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쯤 봤을 법한 영화로 2007년 제작되었다. 거의 10년도 넘은 이 영화는 오키나와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 요론지마에서 촬영되었다. 처음 영화 <안경>을 보면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기승전결, 클라이맥스도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요론지마의 지명도는 영화 <안경>이 개봉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영화 <안경>이 끼친 영향이 크다. 실제 요론지마를 찾는 여행자 대부분이 이 영화를 보고 찾는다. 심지어 요론지마를 영화 <안경>에 빗대 메가네지마(안경섬)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고리 아리마쓰요"
해변에서 빙수를 파는 사쿠라 상의 이 말이 들려올 것 같은 요론지마. 이 요론지마를 2박 3일 동안 아주 짧게 다녀왔다. 요론지마를 찾아가는 법, 요론지마를 돌아다니는 방법, 영화 <안경>의 촬영지부터 이름 모를 해변까지 2박 3일 간의 요론지마를 소개한다.
요론지마는 오키나와 북쪽 끝에서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오키나와 본섬과 2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행정구역 상 오키나와현이 아닌 가고시마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과거부터 오키나와 문화권에 속한 섬으로 취급되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bfSVa4TczrL2
요론지마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배 또는 비행기다.
비행기를 탈 경우에는 나하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하면 된다. 일본항공(JAL) 계열의 류큐에어커뮤터(RAC)가 매일 1~2회 운항하고 있으며 40분이면 도착한다. 요금은 날짜마다 조금씩 다른데, 10,000~15,000엔 정도다. 배보다 3배 정도 빠르고, 요금도 3배 정도 비싸다.
배를 타고 갈 경우 '마릭스 라인'과 '에이 라인'에서 운영하는 배를 타면 된다. 두 회사가 날짜를 번갈아가며 매일 운행 중이며 8,000톤급 대형 선박을 타고 간다. 매일 아침 7시에 나하항에서 출발해 오키나와 북부 모토부 항에 들렸다가 요론 항으로 가는데, 총 소요시간은 5시간이다.
5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는 게 지루할 수도 있지만, 누워서 잘 수 있는 이불도 있고, 식당, 편의점도 있어 크루즈 여행을 하듯 느긋하게 갈 수 있다. 8,000톤급 대형 선박이기 때문에 배가 흔들리지 않고 그래서 배멀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요론지마 행 배편은 미리 예약할 수도 있다. 다만 극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자리가 많이 남아 있어 당일 아침 표를 사도 된다. 아침 7시에 출발하므로 6시 정도까지 도착해 티켓을 산 후 6시 30분부터 배에 탑승하면 된다. 참고로 요론지마행 페리는 나하항에서 출발한다. 게라마 제도 페리가 출발하는 토마린 항이 아니다.
나하항 구글지도 - https://goo.gl/maps/GXNZVx8adGt
마릭스 라인 - http://www.marixline.com/
에이라인 - http://www.aline-ferry.com/
섬의 둘레가 23.5k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도보로 돌아다니는 건 불가능하다. 요론지마를 돌아볼 때 이용하는 이동 수단은 크게 4가지. 자전거, 오토바이, 경차, 택시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
자전거
자전거의 경우 가장 간편하게 대여해 이용할 수 있지만 오르막 길이 많은 요론지마에서 자전거를 타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 더운 여름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쓰러질 수도 있다.
자전거 대여 요금은 1일 1,300엔 정도.
오토바이
요론지마에 가장 어울리는 교통수단. 1~2인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교통수단으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오토바이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오토바이 대여 요금은 1일(50cc 기준) 3,000엔 정도.
경차
요론지마에서는 대부분 경차를 렌트해준다. 4인승이기는 하지만 2~3인용으로 이용하기 적당하다. 워낙 시골이고 도로에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운전의 어려움은 없다. 인원이 3명 이상일 경우 경차를 대여하면 된다.
경차 대여 요금은 24시간에 6,000엔 정도.
택시
요론지마에도 택시가 있다. 다만 길을 가다가 택시 잡기란 하늘에 별 따기. 요론지마의 택시는 콜택시로 전화해서 불러야 한다. 기본 요금은 500엔 정도로 전세로 대여할 수도 있다. 전세 시 1시간 당 3,360엔 정도다.
택시 전화번호 - 0997-97-2161 / 0997-97-3331
대여 업체
자전거, 오토바이, 경차를 대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직접 렌트 업체에게 연락해 렌트하는 방법이 있고, 숙소에 체크인 한 후 숙소 주인에게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 가격은 거의 똑같다. 숙소에서 바로 연락할 경우 자전거, 오토바이, 렌터카를 직접 숙소로 가져다 준다.
남국 렌터카 - http://www.yoron-nangoku.com/
요론 렌터카 - http://yoron-rentalcars.sakura.ne.jp/
요론지마의 숙소를 정하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워낙 작은 섬이기 때문에 숙소도 몇 곳 없기도 하거니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요론토 빌리지', '프리시아 리조트' 둘 중 한 곳을 정해 머무르기 때문이다.
요론토 빌리지
영화 <안경>의 주 무대였던 '하마다'로 쓰였던 숙소다. 영화 <안경>을 보고 요론지마를 찾는 여행객 대부분이 이 숙소에 머물기 원한다. 영화에서는 일본식 다다미 방이 나왔는데, 실제로는 침대가 있는 양실과 고급스러운 호텔 방까지 있어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요론토 빌리지의 가장 큰 장점은 아침, 저녁으로 제공되는 식사. 정갈하면서 담백한 일본 특유의 상차림을 받아볼 수 있다. 요론토 빌리지에 머물 경우 반드시 아침, 저녁이 포함된 플랜으로 예약하자. 두 끼가 포함된 숙박 요금은 1박 1인 8,000~10,000엔 정도.
홈페이지 - http://yorontouvillage.jp/
프리시아 리조트
영화 <안경>이 아닌 요론지마의 바다에 이끌려 섬을 찾아간다면 프리시아 리조트가 답이다. 요론지마의 고급 리조트로 코티지 형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선셋비치를 따라 늘어선 해안 리조트이기 때문에 바로 앞에 비치가 펼쳐져 있고, 야외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객실은 2인실부터 6인실까지 있고, 리조트 내에서 자전거, 오토바이, 렌터카 대여도 가능하다. 1박 요금은 1인당 10,000~15,000엔 내외로 조식만 포함되어 있다.
홈페이지 - https://www.pricia.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