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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Aug 21. 2018

검은 화산섬, 사쿠라지마 일주

렌터카를 타고 사쿠라지마 드라이브 여행


검은 연기를 내뿜는 화산 섬, 사쿠라지마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활발한 화산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쿠라지마는 가고시마 여행에서 빼놓지 말고 가봐야 할 곳이다. 사쿠라지마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 사쿠라지마로 향하는 사쿠라지마 페리에 렌터카를 싣고 간 다음 렌터카로 사쿠라지마를 한바퀴 돌아보는 게 가장 효율적으로 사쿠라지마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사쿠라지마는 둥글게 굽은 가고시마 만 내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1914년 다이쇼 대분화(大正大噴火)가 있기 전까지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었다. 1914년 1월 12일 일어난 대분화 때 엄청난 양의 용암이 흘러나왔고, 이 용암이 사쿠라지마와 섬 동쪽에 있는 오스미 반도(大隅半島)를 연결시켰다. 그래서 현재는 사쿠라지마와 오스미 반도는 도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만약 미야자키 현에서 사쿠라지마를 간다면 220번 국도를 따라 들어갈 수 있다.


사쿠라지마의 크기는 동서로 2km, 남북으로 10km, 둘레 55km에 달한다. 섬 곳곳에는 사쿠라지마 화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렌터카를 타고 이 전망대를 돌아보는 게 사쿠라지마 여행의 전부다. 고깔 모양으로 생긴 사쿠라지마는 섬 중앙에 온다케( 御岳 )가 위치해 있고, 북쪽, 중앙, 남쪽 이렇게 세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을 보이고 있는 봉우리는 남쪽 미나미다케(南岳 , 1,060m)로 하루에도 몇 차례씩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분화한다.


종종 사쿠라지마에서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때면 우리나라 뉴스에도 나오는데,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사쿠라지마 분화 횟수는 2010년 1,026회, 2011년 1,355회, 2012년 1,107회, 2013년 1,097회, 2014년 656회, 2015년 1,252회, 2016년 153회, 2017년 406회로 1년에 적게는 150회 많게는 1,000회가 넘는 분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화산 섬, 사쿠라지마
전망대에서 바라 본 사쿠라지마, 화산재가 날린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rKz1gxexMWB2




사쿠라지마 페리, 桜島フェリー


가고시마에서 사쿠라지마로 가기 위해서는 사쿠라지마 페리를 이용해야 한다. 사쿠라지마 페리는 1934년부터 운행한 페리로 가고시마와 사쿠라지마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 수단이다. 페리는 24시간 내내 운행하며,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15분마다 운행 중이다. 가고시마 항에서 사쿠라지마 항까지의 길이는 약 3.4km로 페리로 15분이면 도착한다.


여행객 뿐만 아니라 사쿠라지마 동쪽 오스미 반도로 넘어가는 현지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페리 요금은 저렴한 편이다. 편도 요금이 성인 160엔 / 아동 80엔이다. 만약 차량을 싣고 갈 경우 차량 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차량 길이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일본의 작은 소형차의 경우 1,150엔을 받는다.


사쿠라지마를 돌아볼 때는 버스보다 렌터카가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렌터카를 대여 했다면 페리에 렌터카를 싣고 사쿠라지마로 향하자. 페리에 자동차를 실을 때는 마치 톨게이트를 지나는 것처럼 자동차를 타고 요금을 지불한 다음 바로 페리로 들어가면 된다. 승선과 하차가 매우 편리하며, 자동차를 페리에 싣고 난 다음에는 갑판으로 올라가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시내의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가고시마와 사쿠라지마를 연결하는 사쿠라지마 페리.
차량을 싣을 수 있으며, 내부는 상당히 쾌적하다.
15분이면 사쿠라지마에 도착한다.


가고시마 항 승선권 발매소 鹿児島港乗船券発売所 

맵코드 - 42 037 144*22 

전화번호 - 099-223-7271 

구글지도 - https://goo.gl/maps/FBujyStvdBr


사쿠라지마 항 페리 터미널 桜島港フェリーターミナル 

맵코드 - 42 012 608*30  

전화번호 - 099-293-2525  

구글지도 - https://goo.gl/maps/igtaRfvx7qn




사쿠라지마 비지터 센터, 桜島ビジターセンター


사쿠라지마 항 페리 터미널 부근에 위치한 사쿠라지마 비지터 센터는 사쿠라지마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방문하는 곳이다. 비지터 센터에서는 사쿠라지마의 역사와 기본 정보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쿠라지마를 본떠 만든 모형이 설치되어 있어 섬의 생김새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해서도 안내되어 있다. 언제든지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섬답게 이곳의 아이들은 모두 안전모를 쓰고 학교에 간다고 한다.


또한 검은 화산재만 따로 모으는 화산재  봉투가 별도로 있어 이 봉투에 화산재를 담는다. 화산재의 생김새를 보다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쪽에는 현미경도 준비되어 있고, 사쿠라지마에서 자라나고 있는 식물에 대한 안내도 되어 있다. 비지터 센터 안쪽에는 200인치 대형 스크린을 갖춘 시어터 룸이 있고, 화산재가 쌓인 사쿠라지마의 지층을 보여주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설명이 한국어로도 되어 있다.


사쿠라지마 비지터 센터 앞에는 100m 길이의 무료 족탕도 있어 사쿠라지마 앞 바다 또는 사쿠라지마 화산을 바라보며 족욕을 즐길 수 있다. 이 족탕은 아침 9시부터 일몰 때까지만 운영하고, 족탕 옆으로는 용암 지대가 펼쳐진 해안 산책로도 있다. 


사쿠라지마의 모습과 분화의 역사를 알려주는 비지터 센터
비지터 센터 앞에는 긴 족탕이 있다.
사쿠라지마 화산과 사쿠라지마 앞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족욕.

구글지도 - https://goo.gl/maps/yn63C8bHwTr



유노히라 전망대, 湯之平展望所


사쿠라지마에 있는 여러 전망대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사쿠라지마 화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일반인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해발 373m에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유노히라 전망대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온다케( 御岳 )의 세 봉우리 중 북쪽 봉우리 키타다케( 北岳 , 1,117m)다. 


1914년 다이쇼 대분화 때 흘러나온 용암이 산 경사면을 따라 그대로 굳었다. 혹시라도 흘러나올지 모르는 용암을 막기 위해 산자락에는 방어벽이 세워져 있다. 유노히라 전망대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가고시마 만과 가고시마 시내의 모습이 180도로 펼쳐진다. 시원한 바다와 빌딩으로 가득한 도시의 풍경이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는 것 같다. 유노히라 전망대를 두르고 있는 돌담 벽에는 하트 모양 돌이 일곱 개 숨어 있으니 재미 삼아 찾아보자.


해발 373m에 위치한 유노히라 전망대.
사쿠라지마 화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RbCcAAMyvDL2



아카미즈 전망 광장, 赤水展望広場


‘외침의 초상( 叫びの肖像 )’이라는 조각상이 있는 아카미즈 전망 광장. 사쿠라지마 서쪽 해안에 위치한 이 광장은 2004년 8월 21일 나가부치 츠요시( 長渕剛 )라는 일본 유명 가수가 사쿠라지마에서 공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당시 이 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7만 5천 명의 관객이 이곳에 모였는데, 사쿠라지마 주민이 6,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7만 5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밤부터 새벽까지 '올 나잇 콘서트'를 즐겼는데, 그 당시 공연 사진이 조각상 앞 안내판에 붙어 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당시 콘서트 열기가 어느 정도 였을지 짐작이 간다.


2004년 열린 콘서트의 열기를 나타내는 조각상.

구글지도 - https://goo.gl/maps/kt98ARRaSgs



카라스지마 전망대, 烏島展望所


사쿠라지마 화산을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전망대, 카라스지마 전망대. 이 전망대가 있는 곳은 약 100년 전까지만 해도 사쿠라지마 옆 작은 무인도 카라스지마(烏島)가 있던 곳이다. 1914년 다이쇼 대분화 때 흘러나온 용암이 500m 크기의 작은 무인도 카라스지마를 집어 삼켰고, 지금은 섬이 아닌 육지로 연결되었다. 과거 카라스지마에 있던 자리에 세워진 전망대라 카라스지마 전망대라고 부른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작은 무인도였다.
지금은 다이쇼 대분화로 흘러나온 용암으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rmVQft68NDB2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 有村溶岩展望所


사쿠라지마 뒤쪽 편에 위치한 전망대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남쪽 봉우리 미나미다케(南岳, 1,060m)를 바라볼 수 있다. 미나미다케는 사쿠라지마 화산 봉우리 중에서 가장 많은 분화를 일으키는 봉우리로 하루에도 몇 번씩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폭발을 일으킨다. 


전망대가 세워진 곳은 1914년 다이쇼 대분화 때 흘러나온 용암이 굳은 곳으로 검게 굳은 용암이 전망대 산책로를 따라 펼쳐져 있다. 화산이 분화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 때문에 단체관광객을 비롯해 많은 여행자들이 이 전망대를 찾는다. 버스 및 일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고, 주차장 앞에는 과일 주스와, 용암 관련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늘어서 있다.


약 1km의 용암 산책로를 따라 사쿠라지마 화산을 감상하는데, 검은 연기를 내뿜는 미나미다케가 바라보인다. 또한 사쿠라지마 동쪽 오스미 반도의 전경도 바라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어촌 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항구를 오가는 배들과 양식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부 여행객의 경우 미나미다케에서 올라오는 뿌연 연기를 보고 대분화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데, 사쿠라지마에서는 일상적으로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있으니 안심하자. 만약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조짐이 있다면 빠르면 수개월, 늦어도 수일 전에는 알 수 있고 이때는 사쿠라지마로 향하는 길이 모두 통제된다.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는 화산재가 날아오는 지역으로 옷에 화산재가 묻을 수 있고, 화산재가 눈에 들어가면 따가울 수 있으니 주의하자.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미나미다케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른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d3AYVQdpy7t



쿠로카미 매몰 도리이, 黒神埋没鳥居


사쿠라지마 동쪽 해안에 있는 쿠로카미 매몰 도리이는 1914년 일어난 다이쇼 대분화의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장솓. 다이쇼 대분화는 100년 이내 일어난 화산 폭발 중 가장 큰 규모로 상공 8,000m까지 치솟은 화산재가 러시아 캄차카 반도까지 날아갔다고 전해진다. 물론 사쿠라지마에도 엄청난 화산재가 쌓였는데, 약 3m 높이의 신사 앞 도리이가 2m 가량 묻힐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쿠로카미 매몰 도리이는 땅에 파묻힌 듯 상단 부분만 남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화산재로 덮여 있다. 100년 전 일어난 거대한 화산 폭발의 규모를 증명하는 유적지로 1963년 가고시마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화산재에 파묻힌 도리이.

구글지도 - https://goo.gl/maps/AhfdcZZeiX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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