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코의 소울푸드, 야키 카레
서양의 그라탕에서 착안해 만든 야키 카레
오븐에 구운 카레, 야키 카레
모지코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오븐에 구운 '야키 카레'를 빼놓을 수 없다. 도자기에 밥과 카레를 담고 그 위에 치즈와 계란을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야키 카레는 모지코 사람들의 소울 푸드다. 모지코 대부분의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는 이 야키 카레는 1955년 야마다야(山田屋)에서 처음 만든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식 요리인 그라탕에서 착안했는데, 어느날 밥과 카레가 남아 있어 그라탕처럼 오븐에 놓고 구웠더니 그 맛이 고소하고 색달라 야키 카레라는 메뉴로 선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야마다야'라는 식당은 없어졌지만 야키 카레는 살아 남아 모지코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야키 카레라고 하면 도자기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카레를 붓고, 치즈와 계란을 올려 구워내는 음식인데, 각 가게마다 해산물, 고기 등을 추가하거나 특제 소스를 만들어 뿌려 먹거나 하는 방식으로 맛의 차이를 만든다.
모지코에 있는 수많은 야키 카레 식당 중 추천하는 곳은 네 곳.
모지코 야키 카레 No.1으로 불리는 커리 혼포 모지코 레트로점, 세련된 일본 전통 찻집 분위기 속에서 야키 카레를 맛볼 수 있는 모지코 사료, 특제 향신료를 뿌려 먹는 베어 프루츠, 바이젠 맥주를 넣어 야키 카레를 만드는 모지코 맥주 공방이다.
▲ 그라탕에서 착안해 만든 모지코의 소울 푸드, 야키 카레커리 혼포 모지코 레트로점, 伽哩本舗門司港レトロ店
후쿠오카 하카타에 본점이 있는 야키 카레 전문점이다. 맛으로 평가했을 때 가장 맛있는 맛을 낸다고 해서 모지코 야키 카레 No.1으로 불린다. 커리 혼포 모지코 레트로점은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간몬기선 선착장 앞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기 힘들 수 있는데, 1층에 위치한 스시 가게 미츠모토(光本) 입구 바로 옆 왼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커리 혼포에서는 기본 야키 카레에 해산물을 넣어 맛의 차이를 만든다. 모지코 근해서 잡힌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시푸드 야키 카레(シーフードの焼き カレー, 1,050엔)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밥 양과 매운 맛의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밥 양 추가 시 100~200엔이 추가되며 매운 맛이 강하면 강할 수록 20~50엔이 추가된다. 카레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새우, 생선, 조개, 오징어 등이며,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가 들어간 야키 카레 메뉴도 있다.
역시 No.1 야키 카레 전문점 답게 맛은 훌륭하다. 해산물의 신선한 맛과 카레의 담백함, 구운 치즈의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낸다.
▲ 간몬기선 선착장 앞 건물 2층에 위치한 커리 혼포
▲ 가장 인기 있는 시푸드 야키 카레구글지도 - https://goo.gl/maps/LkRi8eZZzpm
베어 프루츠, BEAR FRUITS
모지코 역을 빠져나오자마자 길 건너편에 보이는 베어 프루츠. 점심, 저녁 시간이 되면 가게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을 볼 수 있다. 커리 혼포와 더불어 모지코에서 야키 카레가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이다. 베어 프루츠의 가장 큰 특징은 '빗쿠리 스파이스(びっくりスパイス)'라는 특제 양념을 카레 위에 뿌려 먹는다는 점이다. '빗쿠리 스파이스'는 감칠 맛과 매운 맛이 도는 향신료로 야키 카레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담백함을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대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야키 카레 전문점, 베어 프루츠. 메뉴는 단출한 편이다. 카레의 종류는 두 가지로 슈퍼 야키 카레(スーパー焼きカレー, 850엔)와 쇠고기 슈퍼 야키 카레(ビーフ入りスーパー 焼きカレー, 1,050엔)로 나뉜다. 소고기 슈퍼 야키 카레는 하루에 한정된 수량만 제공되고 원하는 야키 카레 + 샐러드, 수프, 음료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 메뉴로 주문할 수도 있다.
세트 메뉴는 A, B, C, D, S로 나뉘며 망고 요거트와 샐러드가 함께 제공되는 D세트(1,400엔)가 가장 인기있다. 다른 야키 카레와 마찬가지로 슈퍼 야키 카레도 오븐에 구워나오지만 다른 가게와 달리 겉 표면이 바삭하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숟가락으로 슥슥 비비면 비빌 정도로 부드럽다.
베어 프루츠에서 야키 카레를 먹을 때는 빗쿠리 스파이스 향신료를 솔솔 뿌려 가며 먹어야 한다. 가게 한쪽 벽면 칠판에 야키 카레 먹는 방법을 설명해놓았는데, ‘일단 한 숟갈 떠먹고, 빗쿠리 스파이스 소스를 살짝 뿌려 먹고, 카레 속에 있는 계란과 밥을 같이 먹고, 빗쿠리 스파이스 소스를 좀 더 뿌려 비벼 먹은 다음 물을 마신다’라고 되어 있다.
쫀득한 치즈, 고소한 카레, 빗쿠리 스파이스의 매콤한 맛이 하나로 어우러져 색다른 야키 카레 맛을 느끼게 한다.
▲ 베어 프루츠의 슈퍼 야키 카레. 
▲ 식사 시간 때면 늘 대기 줄이 생기는 인기 야키 카레 전문점구글지도 - https://goo.gl/maps/taCceydHrCn
모지코 사료, 門司港茶寮
야키 카레의 맛보다는 야키 카레를 먹는 공간의 분위기를 더 중요시 한다면 모지코 사료를 추천한다. 모지코 사료는 일본 다실 분위기의 공간 속에서 차분히 야키 카레를 맛볼 수 있다. 오래된 1900년대 다실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레트로 모지코와 어울리는 공간이다. 옥빛 페인트로 칠한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한 모지코 사료의 내부 모습이 펼쳐진다.
대표 메뉴는 역시 야키 카레(焼きカレー, 920엔). 삶은 계란과 반숙 계란 중 선택할 수 있다. 야키 카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함바그 야키 카레(ハンバーグ焼きカレー, 1,030엔)와 바싹 구운 쿠로 야키 카레 (黒焼きカレー, 1,030엔)도 준비되어 있다. 그 밖에 복어를 넣은 우동, 죽, 덮밥 메뉴도 있다. 일본 전통 찻집을 의미하는 사료라는 이름에 맞게 녹차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말차, 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파르페, 녹차 스무디, 녹차 빙수 등 녹차를 이용한 음료와 디저트 메뉴도 메뉴판 한쪽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 바싹하게 구운 야키 카레. 삶은 계란 또는 반숙 계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6ydCNAz93XT2
모지코 맥주 공방, 門司港地ビール工房
기타규슈 유일의 양조장인 모지코 맥주 공방. 하루 700리터의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자 야키 카레를 맛볼 수 있는 야키 카레 전문점이기도 하다. 모지코 맥주 공방이 문을 연 건 1996년으로 미국에서 맥주 맛을 보고 온 창업주가 자신의 고향에서도 맛있는 맥주를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모지코 맥주 공방에서는 독일 남부 스타일의 바이젠(ヴァイツェン)과 영국 스타일의 페일에일(ペールエール) 그리고 홉이 많이 들어가 쓴 맛이 강한 모지코에키비루(門司港驛ビール)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맥주를 생산한다. 맥주 공방에서 만든 수제 맥주와 함께 야키 카레를 맛볼 수도 있고, 홋카이도 요리인 징기즈칸을 주문할 수도 있다. 3층 레스토랑에서는 화덕 피자, 파스타와 같은 이탈리안 요리도 준비되어 있다.
모지코 맥주 공방의 야키 카레의 가장 큰 특징은 맥주로 카레를 만든다는 점이다. 물을 넣어 만드는 일반 야키 카레 외에 바이젠 맥주로 바이젠 야키 카레(新・ヴァイツェン焼カレー)가 있다. 물을 전혀 넣지 않고 바이젠 맥주만 넣어 야키 카레를 만드는데, 맥주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보리향이 가득 베여 카레의 담백한 맛을 끌어올려 준다. 다른 곳과 다르게 뜨거운 철판 위에 야키 카레가 담겨 나온다.
만약 수제 맥주 안주로 적당한 걸 찾는다면 홋카이도 징기스칸이 좋다. 뉴질랜드산 양고기를 사용하는데, 냉동시키지 않은 냉장 고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비린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 수제 맥주를 생산하는 모지코 맥주 공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