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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13. 2018

사누키 우동의 성지,
타니카와 미곡점

맛집 평가 2위를 차지한 사누키 우동의 성지


사누키 우동의 성지, 타니카와 미곡점(谷川米穀店)


일본 맛집 사이트 타베로그(食べロ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누키 우동집이다. 사누키 우동 마니아 사이에서는 ‘사누키 우동의 성지’라고 불리며 사누키 우동 순례 여행 중 빼놓지 말고 반드시 들려야 할 곳으로 소개된다. 타니카와 미곡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렌터카가 필수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외딴 시골 마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버스도 거의 다니지 않는 시골에 최고의 사누키 우동을 파는 가게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타니카와 미곡점으로 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다.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438번 국도를 따라 시골길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금세 도착한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1시간, 고토히라에서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타니카와 미곡점. 우동집의 인기를 증명하듯 15~2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도로를 건너면 작은 내리막길이 나온다. 내리막길 옆으로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내리막길 아래에 쌀 미(米)자 간판이 붙어 있는 작은 기와집이 타니카와 미곡점이다. 겉 외관만 보면 허름해 보이고, 딱히 맛집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문을 여는 10시 30분도 되기 전부터 가게 앞에 손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고, 주말 또는 공휴일에는 내리막길과 그 앞다리에 긴 줄이 늘어설 만큼 대단한 인기를 자랑한다. 


▲ 사누키 우동의 성지로 불리는 타니카와 미곡점, 시내에서 벗어난 외딴 시골에 위치해 있다.


타니카와 미곡점은 하루 세 시간만 장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 가는 게 중요하다. 되도록 개점 전 10시 30분 이전에 도착해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과연 이런 외딴 시골에 있는 우동집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뭘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가게 주방에서는 연신 반죽된 우동 면을 자르고 있고, 그 옆에서는 뜨거운 가마솥에 우동 면을 계속 삶아내고 있다.(내부 사진 촬영 금지)


타니카와 미곡점의 메뉴는 단순하다. 150엔짜리 우동 소, うどん小(温, 冷)와 280엔짜리 우동 대, うどん大(温, 冷) 그리고 날계란(たまご, 50엔)이 전부다. 우동 면은 차가운 면(冷, 츠메타이) 또는 따뜻한 면(温, 아타타카이)으로 선택할 수 있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원하는 우동 크기를 선택한 다음 뜨거운 면 또는 차가운 면을 말하면 된다. 보통 뜨거운 면을 선택하면 날계란도 함께 추가해 먹는다. 계산은 우동을 다 먹고 난 뒤 그릇을 반납할 때 후불로 하면 된다.


▲ 날계란을 하나 추가하면 날계란을 밑에 하나 깔고, 갓 삶은 뜨거운 우동 면발을 담아준다. 


주문한 우동을 받은 후에는 빈자리에 앉아 우동을 맛보면 된다. 가게 안에 놓인 테이블이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에 합석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둥근 도자기 그릇에는 새하얀 우동 면발만 담겨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양념들을 넣어 나만의 사누키 우동을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타나카와 미곡점에서 우동을 먹을 때 꼭 빼놓지 말고 넣어야 하는 양념이 있다. 


바로 풋고추 조림(青唐辛子の佃煮)이다. 매콤한 풋고추를 넣고 만든 빨간 양념장으로 타니카와 미곡점만의 비장의 무기다. 풋고추 조림 양념과 파, 간장, 계란을 적당히 먹고 슥슥 비벼 후루룩후루룩 소리를 내며 우동을 맛본다. 풋고추 조림의 매콤함과 계란을 고소함, 그리고 쫀득하면서 매끈한 우동 면발이 입에서 살짝 맴돈 다음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이제껏 먹었던 그 어떤 우동보다 목 넘김이 좋다. 우동 면발이 굵은 편이지만 전혀 막힘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된다. 풋고추 조림의 매콤함이 ‘신의 한 수’라고 말할 만큼 질리지 않고 우동을 먹게 한다. 


▲ 타니카와 미곡점의 '신의 한 수' 풋고추 조림. 매콤한 맛을 내는 양념이다.


깨끗이 한 그릇 다 비우고 나면 왜 사람들이 이곳을 우동의 성지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된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맛, 요령을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젓가락질을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금세 비워진 우동 그릇이 허전하다면 한 그릇 더 추가해보자. 우동을 리필할 때는 우동 그릇을 들고 가 오카와리(おかわり, 리필)를 외치면 된다. 그러면 먹던 그릇에 우동 면을 다시 담아 준다. 


▲ 풋고추 조림을 넣고 비빈 우동, 젓가락 질을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gi9pQkNRWAp


맵코드 - 228 372 884*66

전화번호 - 0877-84-2409

영업시간 - 10:30~13:30(일요일 휴무)

주차 - 가게 앞 길 건너편에 전용 주차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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