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한달살기를 아시나요?
# 마음에 드는 동네가 생기면 일주일 살기를 하던 지인
국내 한달살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세계여행을 떠나기 6개월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월 전 처음 하게 되었어요. 남편이 운영하는 커리어 모임에 따라갔다 만난 한 여성분의 이야기가 저희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분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요. 서울에 거주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동네가 생기면 에어비엔비를 통해 숙박을 예약하고 그곳에서 일주일 살기를 하셨대요. 출퇴근을 새로운 동네에서 해보는 거죠. 이중으로 주거비를 지출한다는 사실이 낯설어 그런지 그분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전월세 만기를 꽉 채워야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틈이 생긴 기분이었죠.
그분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원하는 동네가 있다면 직접 가서 살아보자며 남편과 합의를 했었더랬죠. 그분이 나눠주신 소중한 경험이 지금 저희를 국내 한달살기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어요.
# 서울 탈출을 위한 국내 한달살기, 어디로 가면 좋을까?
국내 한달살기를 처음 계획할 당시, 서울은 벗어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로?라는 생각에 막막했던 것 같아요. 선택지가 너무도 많았으니까요.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떠오르진 않지만 일단 무작정 떠나보고 싶은 저희와 비슷한 분들이라면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은 각 지자체에서 지역 관광을 홍보하거나 정착할 인구를 찾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에요. 보통 숙박비와 관광 체험비를 지원해 주며 해당 지역을 경험해 볼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죠. 그에 대한 대가로 블로그 포스팅이나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등의 지역 관광 홍보 활동을 해야 하고요.
모든 지자체에서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아요. 보통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인 작은 지자체의 공고가 많은 편 같아요. 그렇기에 오히려 흔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에서 한 달을 살아볼 수 있는 뜻밖의 경험을 해볼 수 있어요. 저희 부부도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서산과 진주라는, 연고도 없고 여행해 본 적도 없는 도시에서 살아보는 뜻밖의 경험을 얻게 되었거든요.
#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 어디서 알아봐야 하죠?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은 각 지자체 사이트에 공고가 올라오기에 하나하나 직접 사이트에 방문해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요. 그러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관광 지원사업 공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한달살러'라는 앱을 알게 되어 이런 불편함이 해소되었어요.
직장에 다니는 분들이라면 한달 휴가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럴 땐 지자체 2박 3일 혹은 일주일 살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한달살러 앱을 둘러보세요. 생각지 못한 도시에서 누리는 약간의 낯섦과 뜻밖의 즐거움을 떠올리면서요.
저희도 한달살러 앱을 통해 2개의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에 지원했어요. 덕분에 여행 지원금을 받으며 한달살기를 했고요. 감사한 마음에 사심을 담아 추천드려 봅니다.
# 오늘도 부단히 서울 탈출을 연습 중입니다
구석구석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분, 새로운 지역에서 현지 주민처럼 살아보고 싶은 분에게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아요. 저희 부부는 현지 주민처럼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고 관광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 보니 관광 미션들이 숙제처럼 느껴지긴 했어요. 한편으로는 관광 미션들 덕분에 단조로운 일상에 여행이라는 활기가 돌기도 했고요.
어떤 도시로 떠나야 할지 정하지 못한 분이라면, 시간은 있지만 한달살기에 들어갈 비용이 걱정인 분이라면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저희 부부도 지자체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부단히 서울 탈출을 연습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