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다시 시작해서 너무 행복해
낙서 같은 선들을 지금껏 얼마나 그어왔을까?
현재도 여전히 낙서를 하는 중이지만,
그림에 물입할때 세상의 모든 잡음들이 블러처리되어 버린다.
그 순간 진짜 내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그때 내가 계속 그림을 그렸다면....
저 예술고등학교 가고 싶어요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학교가 끝난 후엔 언제나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중학교 때 그린 정물화 스케치 한 장, 최소한의 선으로 그린 그 스케치는 화실의 모든 선생님들의 칭찬을 받았고, 평생 그림과 함께 할 운명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가족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저 예술고등학교에 가고 싶어요"
하지만 불행히도 그 다음 날부터 화실을 못 가게 되었고, 즐겁게 배우던 재즈피아노 수업마저 못하게 되었다.
그림을 멈춘 지 대충 27년이 지나서 다시 화실을 찾다
연남동을 거닐다 우연히 눈에 띈 화실 홍보글이 마음을 사로잡았고, 곧장 화실에 등록을 해버렸다.
그날 따라 내 무의식이 나에게 강렬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었나 보다.
그때부터 풍경화, 인물화, 펜드로잉, 인체드로잉 그리고 가죽공예까지 매주주말 그림에 몰두했고, 평일 저녁에는 카페, 내방 책상 심지어 침대에서도 종이와 펜, 가끔은 아이패드를 이용하여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 오랜 시간 잊었던 열정을 열정을 다시 찾아 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