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온종일 도보산책

외노자의 주말

by 행복가진

"아 오늘이 일요일이구나"


베트남 호치민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새로운 회사,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매일매일이 정신없었다.

하루하루 일에 치여 지내다 보니까,

금요일 퇴근할 때 동료가 "see you next monday"라고 인사하는 걸 듣고서야 아, 주말이 왔구나 싶었다.


토요일엔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음악 들으면서 멍 때리고 쉬었다.

일요일이 되니까 뭔가 나가고 싶어졌다. 호치민 시내를 걸어 다니면서 내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고 싶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나의 최애 쌀국수 집이 있는데, 일요일 오전에 늦으면 금세 매진되기에 그랩 오토바이를 불렀다.

오토바이 타고 그 쌀국수집으로 향했다.

역시나 긴 줄이 서 있었지만, 다행히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따뜻하고 진짜 맛있는 쌀국수 한 그릇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 쌀국수집은 뭔가 특별하다. 여기 앉아있으면 '아, 내가 정말 베트남에 살고 있구나',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일하시는 분들도, 사장님도 내가 들어가면 이제 단골손님 대하듯이 웃으면서 자리 안내해 주신다.

그리고 주문하면 항상 파 한 접시를 따로 가져다주신다. 처음엔 번역기 돌려가면서 "파 좀 더 주세요"라고 어렵게 말했는데, 이제는 아무 말 안 해도 알아서 가져다주신다.

이런 작은 것들이 나를 이 도시와 연결시켜 주는 것 같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활기찬 아침을 느끼며 배를 든든히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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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엔 영화관으로 향했다. 한국 영화 '하이파이브'가 베트남에도 개봉했는데. 유튜브에서 예고편 보고 꼭 보고 싶었는데 때맞춰 여기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영화 시간까지 1시간 반 정도 남아서 근처 카페에 들렀다. 박시우 한 잔 시키고 노트북으로 간단한 일 처리도 하고, 엄마랑 영상통화도 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 것 같다.


영화관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다. 매표소 직원이 한국어과 4학년이라면서 정말 유창한 한국어로 응대해 줬다.

타국에서 한국어 들으니까 괜히 반갑고 뿌듯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극장 안에 나 혼자밖에 없더라. 완전 개인 상영관이 된 기분이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고, 혼자 보니까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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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끝나고 나오니 벌써 오후 햇살이 뜨거웠다.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호치민 시내를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어느새 벤탄 시장에 도착했다. 달랏에서 먹었던 캐슈넛이 생각나서 사려고 했는데, 마침 갓 들어온 새 상품이라고 해서 두 봉지나 샀다.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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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오니 이미 뜨거운 오후가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호치민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어느새 벤탄 시장에 도착했다. 달랏에서 맛있게 먹었던 캐슈넛이 생각나 구매했는데, 마침 갓 들어온 새 제품이라고 해서 두 봉지를 샀다. 정말 신선함이 느껴져 만족스러웠다.

캐슈넛을 꺼내서 몇 개 먹었더니 벌써 목이 멘다, 그때 눈에 띈 사탕수수주스가게에서 하나 주문해서 한잔 쭉~

가격은 동네보의 2 배지만... 맛은 똑같음 ^^

베트남에 와서 사탕수수주스를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다 보니, 콜라나 사이다를 마시는 횟수가 거의 0에 가까워진 거 진 거 같다. 그만큼 내 몸도 건강해진 거겠지?

다시 걷기 시작해서 호치민 광장까지 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광장에서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한참 돌아다니니까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시원한 맥주가 간절해져서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고, 내가 찜해둔 껌땀 맛집으로 향했다. 고기랑 계란 프라이 추가해서 푸짐하게 저녁을 먹었다.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껌땀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피로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저녁 먹고 집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호치민의 밤거리는 낮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발걸음 걸음 기분 좋은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걷는다.

덕분에, 마음도 정말 행복했다. 베트남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고 기적 같은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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