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한국을 떠날 생각을 가지게 되어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기회
기회라는 건 쉽게 다가온 적이 없었습니다.
학교, 직장, 다양한 활동을 할 때도, 눈에 힘이 다 빠져 눈이 거의 감기고, 말조차도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어서야 기회가 왔습니다.
그렇다고 그 기회를 다 잡았던 것도 아니었어요. 지나고 나서 보니 기회였던 거지, 그 당시엔 그런 생각조차 모르고 지나치기도 했으니깐요.
기회를 잡지 않았다고 세상에서 사라지진 않았지만, 지금처럼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 거고,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서 기회를 알아채고 잡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하고, 원하는 것을 상상하고 생각을 하는 것의 중요함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과감하게 휴학을 하고 잡은 기회에 자신을 조금 알게 되다
유명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지만, 방황하고 정신 못 차리던 대학3학년의 나.
주위 누구나 비슷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시기였기에 원래 그런 거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정리를 한번 하고 인생설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휴학을 했었습니다.
여행경비를 벌기 위해 피자배달 알바를 시작하자마자, 과사무실에 서류를 제출하러 왔는데 LG에어컨 연구소에서 프로그램 알바를 구한다는 공고에 그 자리에서 바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피자배달 알바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미친 듯이 테스트를 준비한 끝에 35:1의 경쟁률에서 승리를 쥐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3개월 동안 프로그램 아르바이트.
회사버스를 타야 했기에 매일 아침 5시에 기상을 했고, 돌아와서 그날 작업한 것 정리하고 공부하느라 거의 새벽 1~2시에 잠을 자는 생활을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사수형님의 노하우를 배우며 개발업무를 진행하고, 팀원분들의 많은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대학생이 경험하기 힘든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배웠습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날 무렵 저의 호기심은 한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 책을 만나다
그 비슷한 시기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읽고 나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복학을 앞둔 겨울방학 때 가려했던 여행을 취소하고 학과에서 열린 특강에 참여하면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 한 단계 더 오르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덕분에 전국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았고, 해외취업에 대한 자신감은 더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변화의 길목에서 경험한 중국교환학생을 나의 생각을 통째로 바꾸었다
2003년 당시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고, 그것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중문과 교수님을 한 달 넘게 설득한 끝에 연변과학기술대학교(YUST)로 교환학생으로 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드디어 상상했던 해외생활을 시작점을 지났고, 그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가졌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생활보다는 연길, 장춘, 도문, 베이징 등 중국 곳곳에 여행을 다니면서 강인하 생각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신감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필름카메라시대였기에 사진으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남은 중국 만리장성에서 찍은 이 사진 한 장은 나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끝없는 벽을 따라 하루종일 걸으며 길을 잃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고, 반대로 책과 영상으로만 보던 곳을 걷고 있다는 흥분은 지금 내가 이렇게 떠돌아다니며 즐기는 삶을 살 수 있게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길로 돌아와 취업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발생한 사스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이 결정은 가끔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그냥 졸업을 못하더라도 중국에 남아 있어야 했는데..)
그리운 한족친구들. 이 친구들에게 받은 도움과 사랑 덕분에 중국에 적응하고 그들의 문화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다시 연락해 보려고 메일도 보내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를 했지만, 찾을 수가 없네요)
북한과 다리하나를 두고 있는 중국 도문.
오랜 시간이 지나서 드디어 내가 바라는 삶을 시작
정확히 2년 전 다양한 곳을 떠돌며 살겠다는 생각을 실천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고, 어떤 이야기들이 생길지 예상할 수 없지만, 잔뜩 겁먹은 얼굴로 중국에서 시작하고, 겁 없이 여행 다녔던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