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받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중학교 때 아버지의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동네를 담아보는 것이 취미였다. 현상비용을 위해 용돈을 아낌없이 사용했고, 그로 인해 아버지의 꾸중도 가끔 들었다.
군대 제대 후 아르바이트 첫 월급으로 샀던 디지털카메라는 잊고 있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살려주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과 글을 써서 싸이월드에 올리기도 했는데, 싸이월드를 과거에 무슨 일이었는지는 몰라도 초기화되면서 싹 내 사진과 글이 싹 사라진 기억이 난다.
그리고, 30세 생일 선물로 나에게 선물한 펜탁스필름카메라(모델명이 기억이 안 남)는 사진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특히, 신미식 작가님의 에세 이 책을 통해서 사진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중에 '감동받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라는 책의 제목은 지금까지 내가 셔터를 누를 때마다 되뇌는 지침이 되었다.
우연히 찍은 사진이 가져온 인연
어느 날 인사동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던 중 우연히 만난 친한 동생 커플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그 사진이 연결고리가 되어 여자친구까지 생겼다.(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나의 네이버블로그 숨겨진 메뉴에 있었고, 두 친구는 이미 헤어진지가 오래라, 사진은 당연히 모자이크 처리 했음)
그 여자친구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었고, 사진이라는 취미가 가져온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여전히 나는 내 사진을 사랑한다
이제는 스마트폰(현재는 아이폰 14 프로)으로만 사진을 찍고 있다. 이것이 카메라, 사진에 대한 내 열정이 식었다는 것이 아니다. 배낭하나 들고 해외를 떠돌아다니며 짐을 줄이고 줄인 결과, 작년 소니미러리스를 당근에 팔고 스마트폰으로만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소니카메라(α7C II compact full-frame camera) 한대가 눈에 들어왔고 올해 잠시 한국에 들어가면 이 녀석을 사게 되지 않을까 싶다.
80살 넘어서도 전 세계들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상상을 한다. 그런 상상을 할 때마다 정말 가슴이 뛴다.
선명하게 그 장면이 그려진다.
그러니 사진 찍는 것을 절대 손 놓지 말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