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뒷 Book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 Oct 14. 2019

부의 추월차선

우리 모임에서 이런 책을 한 적은 없었다. 이렇게 적나라한 제목이라니! 

게다가 이 책은 베스트셀러라 같은 제목의 부제만 다른 책들이 몇권 더 나와 있어서 헛갈리기도 쉬웠다. 광화문 소소시장에 참여한 멤버들이 많은 고로, 토요일 오전, 아무도 없는 광화문 파이낸스 지하 커피숍에서 회원들의 은퇴계획과 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정의 변

왜 이 책을 선정했냐면 자주 듣는 팟캐스트에서 게스트가 지나가는 소리로 "부의 추월차선 읽으면 회사 못다니는데?"라고 했다. 그 순간, 어떤 책이기에 저런 말을 하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발제책은 왼쪽, 은이 잘못 읽은 책은 오른쪽. 너무 비슷하지 않습니꽈??


책의 대한 전반적인 느낌

은 _ 헉, 엉뚱한 책을 읽었다. 표지 그림도 비슷하고 제목도 '부의 추월차선'이라고 되어 있어서...(은이 읽고 온 책은 '부의 추월차선 : 직장인 편'이었음) 사실 이제껏 모임에서 한 책은 다 대단해서 나는 책이라는 걸 못쓰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이렇게 쓰는 거면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어 자신감을 얻었다. 나오는 내용이 전부 아는 내용이라 읽는 내내 "내가 몰라서 안하냐" 소리가 절로 나왔다. (다른 책을 읽어왔지만 들어보니 내용 대동소이하고 자신감까지 얻었다니 다행.^^)

정 _ 내용보다는 내용을 전개하는 스킬에 배울 점이 많았다. 내용은 심플하게 사람을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으로 나누고 추월차선에 올라타라는 이야기인데 중반까지도 계속 인도와 서행차선 설명만 하고 추월차선에 들어가서도 변죽만 올리고 진짜 핵심은 몇페이지 안된다. 이렇게 독자를 쪼아가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야 되는데 나는 글 쓸 때 그게 안된다. 배워야 될 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쓰는 방법 이야기만 주야장천함. 이때부터 뭔가 껄쩍지근.)

이 _ 예약매진이라 도서관에서 못 빌려서 교보문고에 가서 봤다. 내용은 다른 책과 다름 없는 다 아는 내용이었고, 이거 읽다가 옆에 놓인 '초연결'이라는 책이 재밌어 보여 그것도 읽게 되었는데 재밌었다. 덕분에 두 권의 책을 잘 읽었다. (아...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이 느낌...)

광 _ 다들 싫어하시니 일단 장점부터 말해야겠다. 제목과 비유법이 좋았다. 추월차선이라는 건 차를 모는 사람들이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찰떡같은 비유라고 생각한다. 또 부를 돈이 많다는 게 아니라 자유, 시간, 통제라고 정의했는데, 거기에도 동의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이것저것을 결합하라는 주장도 좋다. 다만 그렇게 살지마라는 말이 너무 반복되어 식상했다. (어허...광이 이런 긍정적인 코멘트를 하다니...모임 시작 이래 처음이 아닌가 싶다. 역시 청개구리였어.)

경 _ 제목은 잘 지었다.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 실천하지는 않겠다. 솔직히 모두가 부의 추월차선을 탄다면 그건 더 이상 추월차선이 아니지 않나?

우 _ 읽는 동안 저항감이 들었다. 다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은2 _ 죄송, 한 자도 안 읽었다. 제목만 듣고 발제자가 드디어 돈 좀 벌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포 _ 주식이나 부에 대한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의 특이점은 부를 자유로 정의했다는 것이다. 나의 자유를 위해 돈이 있으면 더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시 멕시코에서 온 초콜릿 먹고 당충전

은퇴에 대한 생각 

우 _ 70대가 되어야 은퇴라는 말을 쓰는 거 아닌가? 65세까지는 일하고 싶다.

은2 _ 살아있는 한 계속 일해야 할 것 같다. 남편에게는 은퇴 이후를 위해 목공을 배우라고 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자식이 있으면 은퇴 이후가 힘들어질 것 같으니 애는 없어야겠닥 생각한다. 그래야 돈을 모을 수 있다.

은 _ 나를 포함 친구 셋과 사업 이야기를 자주한다. 이런 창업 아이디어는 어떠냐 묻고 들어주고 하는데, 나름 나의 평가가 적절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나중에 셋이 사업을 하게 된다면 나는 홍보쪽을 하게 될 것 같다. 요즘은 직장에서 현타 올 때마다 로또를 산다.(이게 은퇴계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유투브로 할머니 먹방 같은 거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난 먹는 건 자신있으니까.

정 _ 죽으나 사나 글 써야 한다. 명장 인터뷰 같은 거 해보니 모든 사람들이 나이들어 하고 싶어하는 게 강의였다. 난 강의는 싫으니까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이 _ 이제까지 홍보 일을 해왔는데 이걸 그대로 해야 하나, 방향을 틀어야 하나 고민이 많다. 홍보 일 하는 친구 얘기 들어봤더니 사보는 완전히 끝났고 이제 유투브로 홍보하는데, 잘 나가는 유투버의 경우 제품 한번 언급하고 동영상 찍는데 한회 4천을 달라고 한다더라. 은퇴준비로 복리 예금을 들어놨는데, 이 책 저자의 말대로 70대가 되면 억대 자산가가 될 수 있다. 흐흐흐.

광 _ 은퇴는커녕 내일 일도 모르겠다. 오늘을 즐기기 위해 고정 지출비용은 줄여야 한다.

경 _ 취업준비할 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해보니 공무원과 홍보일이 있었다. 그래서 홍보일을 선택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홍보일이 온라인 홍보라, 온라인 쪽은 나이가 많은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이가 장애가 되니까 앞으로 어떻게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

영 _ 작은 기술로 오래 가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비누 만들기를 배우게 됐다. 그런데 올해 이걸 상품으로 팔려고 준비하다 보니 사업 밑단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최근에는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서 카피 수업을 하나 들었는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홍보를 하는 곳이었다. 홍보란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읽는 것인데, 전통적으로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몇가지 시안을 가져가고 거기서 선택된 걸 또 수정하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데, 이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십가지의 시안을 내는 게 전혀 힘들지 않은 거다. 이미 홍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빅데이터가 다 할 수 있고, 우리는 할 게 없을 것 같다.

포 _ 나는 이미 은퇴한 상태다. 돈이 없어 그렇지. ㅎㅎㅎ 남의 일을 하기 위해 왜 노력해야 하나 싶다. 취직준비라는 게 결국 남의 일을 하기 위한 건데 그 노력과 시간이면 자기 일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싶다.

부의 추월차선에 대한 우리의 마인드맵


부를 이룰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

* 여기에서 '부'란 돈이 아니라 이 책에 나오듯 자유(시간), 가족, 건강을 말한다.


은2 _ 자유롭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다. 책임질 것을 만들지 않고,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엄마 때문에 여기서 사는데, 나중에는 외국으로 나갈 생각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은 지금은 월급이 필요하다. 

포 _ 어른들이 나이 들어 손주 봐준다(애만 낳아라, 키우는 건 우리가 할게)는 건 젊은 시절에 여유가 없어 자신이 못했던 걸 이제 여유가 생겨 할 수 있게 되어 그런 것 같다.

광 _ 책 <최소한의 밥벌이>를 추천한다.

영 _ 자급자족하는 생활로의 회귀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역시 부에 대해서는 우리가 별로 아는 게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발제자가 이 책의 세 가지 교훈에 대해 정리했다.

1. 부에 대한 근육을 키워라.

2. 불편한 걸 바꿔라. (그게 돈 벌 기회다)

3.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취직에 목숨 걸지 마라.


이렇게 정리하고 나자 친구가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다가 투자해서 더 많이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을 생각해낸 친구도 있었고, 남한테 돈을 빌릴 수 있으면 부자라는 아빠의 말을 기억해낸 친구도 있었다.



2019년 10월 5일 (토) 오전 11시 마호가니커피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지음 | 토트)

참석자 9명 (포, 은, 은2, 광, 영, 이, 정, 경, 우)


매거진의 이전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