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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스페이스 01_월정교 주차장 정자

2024년 7월 17일 '건축가의 공간 일기' 읽는 중

by 경희
공간에서 가만히 시간이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나의 머리를 비우고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_건축가의 공간 일기 p.20, 조성익 저, 북스톤


도서관에 희망 도서를 매월 2권 신청할 수 있다.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먼저 읽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큰 즐거움을 준다.

신청이 중복되면 기존 신청자가 우선권을 가지므로 인터넷 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 카테고리를 뒤적거리는 게 요령이라면 나만의 요령이다.

제목을 훑어보다가 관심이 가면 책 소개를 읽어보는 순이다. 숨은 보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고른 책이 얼마 후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으면 괜스레 흐뭇하다.


공간과 건축에 관심이 많은 터라 '건축가의 공간 일기'라는 제목에 끌렸다.

'나만의 관점으로 공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 감상법'이라니 구미가 당긴다.


한 달 정도를 기다려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다.

프롤로그부터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간만에 몰입하여 읽고 있다.

내가 왜 그 공간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니

옳다구나 유레카를 외친다. 너무너무 재미있다.


월정교 주차장에 있는 정자는 근래 내가 발견한 최애 공간이다.

정자에 멍하니 앉아 풍경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게도 평화가 찾아온다.

저자가 말하는 '카이로스와 손잡는' 순간이다.


오늘 하늘이 이렇게나 푸르렀구나.

바람이 솔솔 불어오니 기분이 좋은걸.

어머 논에 모는 언제 심은 거지.

새소리도 참 듣기 좋아라.

저 산 바위가 참 멋지다. 산의 정기를 받아보자.


복잡했던 머릿속이 개운해지고, 굳어 있던 안면 근육이 스르르 풀린다.


차로 가는 길에 바람을 타고 향긋한 꽃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펴보니 저기 분홍색 꽃이 보인다.

킁킁 코를 갖다 대니 알싸한 꽃향기가 온 세포를 자극한다.

해당화. 노래 가사에서나 들어보았지 실물은 처음으로 마주하였다.


공간이 건네는 목소리와 공간이 주는 감정으로 빛나는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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