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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호 Dec 25. 2018

깨진 유리창의 법칙

신정호 박사의 다른생각 040


 심리학자인 필립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1969년 한 가지 실험결과를 보고했습니다. 그는 브롱크스(Bronx)의 거리와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Palo Alto)의 거리에 번호판 없이 보닛이 열려있는 자동차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브롱크스의 자동차는 10분 이내에 행인들이 의해 파괴되기 시작하여 24시간 내에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팔로 알토의 자동차는 1주일 이상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짐바르도가 차의 일부를 망치로 부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합류하여 몇 시간 만에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 3월에 월간 아틀란틱에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으며 짐바르도의 실험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알려진 것이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무질서로 인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입니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너도나도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곳이라 생각하여 금세 쓰레기가 쌓이고, 주차가 불가능한 곳에 차 한 대가 세우면 그 뒤로 많은 차들이 줄줄이 불법주차는 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가 문제를 키우는 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역으로 생각하면 사소한 것을 잘 관리한다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범죄예방 환경설계’라는 의미의 셉테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생활환경을 정비하여 범죄는 사전에 예방하는 기법입니다. 국내에서도 창원, 밀양 등 도입하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범지역에 벽화를 그리고 화단을 조성하는 식으로 환경을 바꾸니 범죄율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깨진 유리창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찾아 제거한다면 큰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를 ‘깨질 유리창의 법칙’이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깨질 유리창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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