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 미국 방송시장, 판이 넘어갔다
2016년 7월 14일.
eMarkter는 이용자의 매체 이용시간을 조사 발표했다. 일단 2017년과 2018년은 예상치라는 점은 주의하자. (2016년도 역시 예상치지만 2016년 7월 발표자료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뢰성은 가지고 있는 데이터라고 간주했다)
이 중에서 영상과 관련된 시간만 따로 살펴보면 재미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TV 시청시간은 감소했다. 2012년 4시간 38분이였던 TV 시청시간은 2016년에는 4시간 5분으로 줄었다. 1인당 시간으로 치면 고작 33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2년 총 시청 시간 기준으로 보면 12%나 감소한 수치다. 미국 방송 사업이 70여 년 동안 성장시켜왔던 시장이 고작 5년 만에 12%나 감소했다는 사실은 TV란 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시장 환경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엄청난 수치다.
모바일 비디오는 2012년 9분에서 29분으로 20분이 늘었다. 2012년 기준으로 보면 222% 증가한 수치다. 데스크톱 비디오는 20분에서 25분으로 총 5분이 늘었다. 2012년 기준으로 보면 25%가 늘었다. TV에서 빠진 시청시간이 모바일과 PC에서 채운 셈이다.
물론 이 지점에서 고민은 커진다. TV에서 빠진 총시간은 33분인 반면에 모바일과 PC에서 늘어난 시간은 25분다. 8분이 줄었다. 반면에 소셜 미디어 등은 2012년 31분에서 2016년 43분으로 12분이 늘었다. TV에서 줄어든 시간만큼 소셜 미디어가 가져갔다. 매체를 통틀어 영상물 시청은 줄었다가 이 표가 전하는 팩트다.
동일 조건이라면 TV 시장은 방어하고, 모바일 등 성장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수익 구조 등에서 동일 조건이 아니라면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마치 신문시장이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을 놓고 고민을 했던 상황이 이와 흡사하다. 동일 콘텐츠라면 두 시장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모바일 및 인터넷 시장은 수익 단가가 낮다. 그러니 단가가 낮은 시장으로 넘어가기보다는 단가가 높은 시장에서 최대한 버티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 등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 고객 접근권은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단위 단가는 낮아지더라도 고객수가 늘어나면 손실을 만해할 수도 있다는 계산은 나온다. 가구당으로 과금하던 구조에서 개인단위로 과금을 할 수 있다면 단위당 가격이 낮더라도 어느 정도 해 볼 만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사업자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16년 미국의 사업자들은 갈팡질팡하던 시장에서 방향을 결정한 듯싶다. DirecTV Now 등 여러 징후는 사업자들이 모바일 및 인터넷 시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턴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높다.
따라서 모바일 등이 성장해서 총 시청시간이 증가할 것이라는 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동안 Legacy 미디어 사업자들이 자신의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모바일 등에 수동적으로 대했지만, 2016년 말과 2017년을 기점으로 모바일 시장을 포함한 OTT 영역에 본격적으로 전열을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증가가 나올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축은 넘어가고 있다. 팽팽했던 줄다리기 게임에서 한쪽으로 쏠림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