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다 - 레페리 최인석 대표
모바일 영상 시장의 부침이 심하다. 10대와 20대의 환호를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환호를 돈으로 환전시키지는 못했다. 이 와중에도 유일하게 투자를 이끌어 내고 있는 영역이 있다면 바로 뷰티와 키즈다. 뷰티는 10대와 20대를 겨냥한 화장품 등 뷰티 브랜드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키즈는 캐릭터 등 제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키즈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사업자가 캐리소프트라면, 뷰티 영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사업자는 레페리다. 레페리는 최근에 해외 사업자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최인석 대표에게 그 배경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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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크리에이터 한 명의 우수성에 좌우되는 시대는 끝난 것 같아요. 이건 산업적인 이야긴데 산업적으로 회사가 살아남고 발전을 하고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서 함께하려면 회사가 비즈니스 장악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결국은 어떻게 보면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거니까.”
모두 발언치고는 무겁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말이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대형 MCN 사업자들도 핵심 크리에이터만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현실이다. 자칫하면 사업자가 크리에이터의 매니저 역할만 하고 끝날 수도 있다. 지난해 최인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는 한국 크리에이터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 나가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라고 한다. 1년 사이에 세상이 바뀐 것일까?
“지난 1년 동안 수익없이 시장을 개척하고 솔루션을 계속 개발하고 제안해야만 했어요.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마케팅이나 판매 창구같은 경우가 그렇죠. 판매 창구만 하더라도 직영몰을 만드는 게 답인가, 타오바오에 만드는 게 답인가, 티몬에다 만드는 게 답인가, 누구랑 컬래버레이션를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들을 했죠. 그런데 그 어느 것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소위 ‘한 방’이 없었던 거죠.”
자국 회사들의 성장세가 거센 중국시장에서 해외 사업자에 소속된 외국인 크리에이터가 차지할 수 있는 영역은 갈수록 협소해졌다고 한다. 한편 현지 크리에이터들과의 계약서는 계약서로서의 기본 기능을 하지 못했다. 중국 크리에이터들의 자유분방함은 상상을 초월했고, 계약 파기는 일상이었다. 전속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다른 중국 회사들이 전속 계약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자와의 전속 계약은 ‘말 그대로’ 종이 한 장의 가치뿐이었다.
“중국 현지 크리에이터들은 시장이 아직 복잡한 상황이어서 그런지, 계약에 대한 구속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에요. 국내와 달리 계약서는 의미가 크게 없더라고요. 최상위급이어서 위약금이 수억 원 단위가 되지 않는 이상 계약을 파기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갖지 않아요.”
성장이 최우선 순위가 된 시장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일이긴 하다. 자체 규모를 늘리기에 정신이 없으니 일단 전속이란 카테고리를 통해 소속 크리에이터로 이름을 올리긴 하지만 소속감, 책임감과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크리에이터 모두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을 터이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적당히 대우를 받다가 다른 곳에서 좋은 조건을 내세우면 옮기는 것이 이득이다. 회사로서도 명분상 전속이란 이름을 주긴 했지만, 해 준 게 없으니 그냥 용납할 뿐이고. 이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다보면 전속이나 계약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 다음 카드가 바로 ‘개방’이다.
“독점 계약을 푼 거죠. 그러면서 ‘좋아, 넌 다른 곳과 열심히 일해. 대신에 내가 필요할 때 전화받아야 해’하는 식으로 접근방식을 전환했어요. 오히려 중국에서는 그게 서로에게 좋은 거더라고요. 수익 배분에 대해서 개념이 없어요. 수익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당장 ‘그게 무슨 말이냐?’라는 반응이 와요. 일한 것은 본인인데 왜 나눠 주냐는 거죠.”
크리에이터 육성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한계를 맞이했다. 대신에 중점을 둔 건 브랜드였다. 그것도 ‘한국 브랜드’. 지난 1년 동안 마케팅이든 수익화든 간에 레페리의 지원군은 모두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새삼 각성한 것이다. 한국 브랜드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놓고 여러 브랜드를 종(從)의 개념으로 두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국 브랜드를 핵심으로 놓고 크리에이터를 핵심 도구로 삼는 관계의 역전이다.
한국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라면 크리에이터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톰 크루즈(Tom Cruise)가 한국에 오면 공항은 인산인해가 되죠. 그렇다고 송중기보다 톰 크루즈의 국내 인기가 높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송중기가 더 높다고 말할 거예요. 그런데 톰 크루즈에게는 ‘할리우드 배우’라는 타이틀이 있잖아요. ‘할리우드’ 영화라고 하면 좋은 인프라에서 잘 만들어진 영화를 떠올리듯이 중국에서도 한국 크리에이터라고 한다면 ‘한국의 좋은 인프라, 한국의 뷰티를 잘하는 아주 멋진 아이’ 이렇게 인식을 해요. 여기서 핵심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한국’인 거죠.”
여전히 중국 등에서 한국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는 실무적인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사드 배치 등으로 인해 중국 수출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최 대표는 다르게 생각했다. 중요한 지표는 국내 판매가 아니라 현지 매출이었다. 현지 매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중국 현지 마케팅이 더 중요하게 된 것이며, 이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알려줄 레페리의 영역이 생긴 셈이다. 현지에 있는 브랜드 사업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한국 브랜드의 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한국 콘텐츠보다는 한국 브랜드를 등에 업고 가면 여러 재미있는 상황들이 펼쳐져요. 예를 들어 왕홍들은 특정 유통사들의 물량을 받아서 처리하죠. 근데 레페리는 한국 브랜드로부터 직접 받아서 공식 유통 경로를 통해 왕홍에게 전달할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 레페리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왕홍들은 브랜드 직통 혜택을 받는 이들이 되는 것이고 다른 이들은 이름 모를 유통사에서 제품을 받는 이미지를 갖게 되는 거죠. 이른바 ‘레페리 보증 왕홍’이라고 할까요. 저희를 프리미엄화 시키고 레페리만의 고급화된 관리 체계를 통해서 왕홍들을 끌어들이고 저희가 화장품을 전달해주는 거예요.”
이 발언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어떤 브랜드를 어떤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통해 접근할 것인지를 해결해야 한다. 만약 특정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크리에이터가 타사 소속이라면 그를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속 크리에이터들로만 작업을 한다면, 다시 크리에이터 육성으로 이어질수밖에 없다. 그래서 레페리는 뷰티 빅데이터 트렌드 지표인 BBPI(Beauty Brand Power Index)를 자체 개발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별로 시장 조사를 한 것이다. 둘을 연결시키면 어떤 브랜드에게 어떤 크리에이터가, 어떤 유형의 콘텐츠가 실제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저희는 데이터 팀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분석을 시작했어요. 저희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크리에이터 정보를 다 집계하고 있죠. 지난 5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뷰티크리에이터 283명이 활동했고 콘텐츠가 965개예요. 브랜드는 646개가 노출됐고 제품은 3,560개가 노출됐어요.
이런 분석 데이터에 기반을 두어서 개별 크리에이터들의 단가를 조사하고, 그런 뒤에 레페리의 단가를 조사해서 얹죠. 브랜드 입장에서는 여러 조건을 검토한 뒤 협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생긴 셈이에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왜 내 마케팅이 자꾸 레페리를 통해 들어오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고요. 그렇게 된다면, 크리에이터가 ‘차라리 레페리 소속이면 더 좋겠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게 되겠죠.”
레페리는 더 이상 크리에이터 에이전시가 아니다.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가 핵심업무이고 그에 필요한 일정 정도 크리에이터를 보유하는 업체가 되는 셈이다. 이제는 소속사와 크리에이터가 생산한 콘텐츠에 기반을 두어서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브랜드에 맞추어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연결 짓는 작업을 하는 사업자가 되는 셈이다.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이 점이 분명하게 작용한다. 어쩌면 지난 1년은 레페리가 스스로의 한계를 제대로 인지할 수 있는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분별해 내는 시기였던 셈이다. 현지 회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그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이해한 셈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뷰티 브랜드가 중국의 왕홍을 통해서 시장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죠. 우리가 그 업무를 받아서 수없이 많은 왕홍 중에서 A 브랜드에 적합한 왕홍을 내정한 후에, 왕홍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는 거죠. 첫째, A 브랜드의 상품을 직거래로 줄 수 있고, 둘째, 단가와는 별개로 특별 사은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 덧붙여서 해당 브랜드 공식 셀러란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이들에게는 별도의 화보 등을 찍어서 웨이보(weibo) 등에 공식 노출시켜 주겠다는 것들이 있을 수 있어요.
왕홍 입장에서는 직거래이니까 사설유통보다 이익 폭이 클 것이고, 거기가 특별한 혜택도 있으니크게 거부할 이유가 없는 거죠. 이렇게 되면 각 브랜드 별로 공식 셀러 모집 등을 통해서 저희가 크리에이터를 선별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하게 되는 거예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레페리는 마케팅에서 시작해 직접 수익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당시에도 구매 전환율 등이 높지 않아 고민했지만, 그 가능성을 꾸준히 탐색해 보겠다고 했고, 실제로 몇몇 쇼핑몰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이런 식의 상거래를 포기했다는 인상이 짙다. 판매는 왕홍의 일이고, 레페리 본인들은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디지털 마케팅에이전시로 변신하고자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저희가 갖고 있는 가장 좋은 무기가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 힘으로 유통을 만들어 내는 거죠. 이 운영을 우리가 하게 되면 각 화장품 브랜드의 셀러 그룹을 가질 수 있죠. 처음에 화장품 브랜드의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저희만의 네트워크가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그 네트워크의 관계가 공고해질수록 우리는 해당 브랜드의 디지털 방문 판매 조직을 가지는 셈이고요. 브랜드와의 협력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디지털 방문판매 조직이라니, 조금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여타 뷰티 사업자와는 확연히 다른 그림이다. 다른 사업자들은 모바일 홈쇼핑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이 작업은 이미 지난해 레페리가 지나온 것이었다. 당시 시장을 이끈 사업자가 지금은 모바일 홈쇼핑은 답이 아니라고 하니 설명이 필요하다.
“구매의 핵심은 홈쇼핑이 아니라 댓글이었어요. 영상 등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댓글로 상담을 하고 나서야 구매를 했던 거죠. ‘언니(크리에이터) 이거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써도 돼요?’라고 댓글로 물어보면, 해당 크리에이터가 ‘그럼 당연하죠. 나도 냉장고에다 넣고 시원하게 써요’라고 대답을 하죠. 그러면 그 말에 바로 결제를 하는 거예요. 이 부분이 방문판매랑 같다고 생각했어요. 방문판매라는 게 화장품 상담사이자 인생 상담사의 역할까지 하는 셈이잖아요. 다만 제가 방금 말씀드린 건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디지털 방문판매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요. 홈쇼핑과의 차별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홈쇼핑은 쇼 호스트가 방송에서 승부를 보잖아요. 대화보다는 ‘설득’의 방법을 사용하죠. 반면에 방문 판매는 상담을 통해서 확신과 안정감을 준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묘하게 설명이 된다. 조금 더 들어보자.
“문제가 생기면 ‘언니 이거 왜 이래요?’라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런 댓글을 쓰지 않죠. 중국에서 위챗(Wechat)을 기반으로 상거래가 성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인거죠. 여기서 저희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어떻게 말하면 더 설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서 알려주는 것이에요. 물론 동영상을 만들어서 크리에이터들이 팬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팬과의 소통이거든요.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에요.”
디지털 방문 판매라는 것이 설명이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최근 레페리가 북미 기반의 MCN 기업‘스타일하울' (STYLEHAUL)과 '웹티비 아시아'(WebtvAsia)라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MCN 사업자와 파트너 계약을 맺은 이유가 상대적으로 분명해 졌다.
“스타일하울 입장에서 미국이나 유럽은 가질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다 가진 곳이에요. 그래서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죠. 게다가 유럽이나 미국 대형 브랜드들은 이미 충분히 노출이 되어 있어요. 한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해도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상당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죠. 그렇다보니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유럽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니즈(Needs)는 우리나라 로드샵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에요.
스타일하울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된 거죠. 그런데 아시아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광고주로 부상하기 시작했어요. 스타일하울로서는 아시아 기업의 북미 마케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이 대목이 중요하다.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이 북미 시장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스타일하울같은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빨리 대응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국내 뷰티 브랜드 중 규모가 큰 B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해 보지 않은 시장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북미 시장의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누구와 어떻게’란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과 손을 잡는 것도 위험하다.
이 대목에서 레페리와 스타일하울의 결합이 해결책이 될수 있다. 레페리는 B 브랜드의 북미 시장 마케팅에 필요한 제반 작업을 해 주고, 스타일하울은 그 집행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비슷한 경우가 웹티비 아시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일종의 중계무역인 셈이다.
한국 브랜드가 해외 나갈 때는 에이전시의 역할을 해 주고, 북미 브랜드가 스타일하울의 손을 잡고 들어올 때는 그들의 마케팅 실행 조직을 레페리가 대신해 주는 식의 역할 구분이다.
“저희가 크리에이터 마케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어요. 브랜드들이 유튜브 영상만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의미를 더해서 SNS에서도 광고를 싣고, 판매를 하는 일종의 통합 마케팅 전략(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으로 가고 있죠.
더구나 이제는 소위 뷰티 상품에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은 필수니, 크리에이터를 피해갈 수가 없죠. 아니, 무조건 크리에이터를 끼게 되어 있어요. 여기에 우리의 강점이 있는 거죠. 다른 에이전시들은 우리보다 역사는 길지 모르지만, 크리에이터가 없고, 디지털에 약해요. 레페리는 역사는 짧지만, 크리에이터가 있고 디지털에 강하죠. TV 광고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우리의 우세가 더 돋보일 수 있는 거죠. 아예 디지털 마케팅만 하자고 요구할 수도 있고요.”
레페리는 크리에이터를 소속시켜서 그들이 만든 영상과 브랜드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종의 디지털 방문 판매원을 확보하는 에이전시로 변신했다. 전문성을 높임과 동시에 파트너 계약을 통해 도달 범위를 확대했다. 이게 올해 하반기 레페리의 모습이다.
물론 이 설명도 내년이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2016년도에 상상했던 레페리는 현재의 레페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페리의 선언과 주장은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볼 필요가 있다. 다만, 2016년도의 레페리의 주장보다, 2017년도 현재의 주장이 지나온 경험에 비추어 좀 더 완성에 근접해 있다는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일 수 있을 거다.
긴 시간의 이야기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냉커피의 얼음은 다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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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레페리에 대한 <미디어 오늘>의 금준경 기자가 쓴 "MCN 업체 레페리는 어떻게 사드 한한령을 뚫었나"도 읽어보시면 좋을 듯. 레페리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