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뿌리 by 이안 블래치포드, 틸리 블라이스
저의 와이프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이과'. 저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문과'.
와이프는 가끔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기는 참 상상력이 풍부해. 이런 그림을 보고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하는지..!" 그러면서 항상 본인은 상상력과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예전에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으레 이과생 들은 계산에는 능하고 표현에는 서툴다는 편견이 있었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같이 살면서, 그리고 가끔 일하는 것을 보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편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과 출신에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이 기계로, 알고리즘으로 어떻게 구현이 될지 늘 상상을 하지요. 그리고 잘 안될 때는 무엇부터가 잘못되었는지, 이걸 바꾸면 돌아 가는지 이런 상상을 하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이 바로 공학의 일인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문과적 감성이나 이과적 능력이 본질적으로는 "상상력"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술과 과학의 심장부에는 개인의 상상력이 있다.
예술이야말로 상상력이라는 인간 특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과학 또한 불꽃같은 창조성을 동력 삼아 도약하는
경우가 있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18세기 말에 읊었듯, '현재 증명된 것은 한때
오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씽큐 베이션 10기 마지막 도서 "혁신의 뿌리"는 이러한 과학과 예술의 근본의 맥락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수많은 사례 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18세기 낭만의 시대부터 19세기 열정의 시대, 그리고 근대의 모호성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토머스 파놀스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경간짜리
교량 건설이 계획되었고, 주조 공장의 감독이자
패턴 제작자인 그레고리가 세부 사항을 맡게 되었다.
이 교량 전체가 철로 제작될 예정이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의 기술 혁신이었다.
- Part 1. 낭만의 시대 中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라는 역사 속 특정 시점에서 불안과 변화를 표현했고, 그러한 불안과 변화는 또 다른 경험을 사람들에게 주었습니다. 또한 과학에 대한 관심과 사진 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동안 과학계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참여가 높아졌고, 특히 근대에 식물 연구의 발전도 크게 증가했는데, 이런 연구의 결과로 이른바 '청사진'을 통해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시켰습니다.
매 시대의 과학적 발전의 이면에는 예술이라는 상상력이 뒷받침되었습니다. 예술적인 상상력과 창의성이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과 호기심으로 발전하게 되면 그것이 과학으로 연구가 되고, 그렇게 발전된 예술의 뼈대인 과학은 또 다른 예술로, 또 다른 상상력으로 발전시켜 왔죠. 결국 과학과 예술은 전혀 다른 것이 아닌 같은 맥락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문화를 이루는 커다란 기둥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하나로 융합될 수 있는지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늘 '나는 이과라서 상상력이 없어', '문과라서 치밀하지가 않아' 이렇게 나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은 이 둘의 중심은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세상을 이해하려는 탐구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혁신이라는 것도 이러한 세상에 대한 탐구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