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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라만차 Jan 23. 2022

야간비행과 진정한 자유로움

전념(Dedicated), - 피트 데이비스

  요즘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결정장애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오래간만에 쉬려고 넷플릭스를 켜보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정말 많은데, 막상 고르려고 하면 이게 재밌을까, 내 휴식시간과 바꿀 만큼 좋을까 계속 이렇게 고민하다가 결국은 시작화면만 보고 끝나 버리는. 그래서 깊이 있고 호흡이 긴 영화보다는 몇십 초 잠깐의 즐거움을 찾는 유튜브 쇼츠를 더 즐겨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넷플릭스 증후군과 같은 결정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 좋은 콘텐츠가 없어서가 아니라 역설적으로 좋은(또는 좋아 보이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일 것입니다. 뷔페를 먹고 나서도 뭔가 먹기는 먹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요즘 우리 역시 이것저것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은 선택을 하고, 깊이 있는, 호흡이 긴 무엇인가를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씽큐베이션의 12기 첫 번째 책인 전념(Dedicated)은 이러한 결정장애의 시대를 "무한 탐색"의 시대라고 

정의하고, 이 무한 탐색 시대에서 자기의 비전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나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념하기의 핵심은 시간을 통제하는 것에 있다. 죽음은 삶의 길이를 통제한다. 그러나 삶의 깊이를
통제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전념하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을 인정하는 대신, 제한 없는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결정이다.    - p.41


  무한 탐색모드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큰 개방성을 부여합니다. 진짜 자아를 찾을 수가 있고, 무엇인가에 대한 융통성도 부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한 탐색모드는 일종의 결정 마비를 일으키게 됩니다. 수많은 선택지에서의 나의 선택은 다른 선택과 비교를 하게 되고, 그에 대한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으로 나의 선택에 대해서 만족하기 어렵게 되죠.(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지?)


  하지만 이러한 선택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본인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죠. 의사결정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의사결정자의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선택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달려있는 것일 것입니다.




폴란드의 무적 기병 윙드 훗사르. 반지의 제왕 "헬름 협곡" 대 전투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위험의 순간에 도움을 주는" 이런 클리쉐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영웅의 모습은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위험에 빠지고, 그가 해볼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결국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영웅이 짠 하고 나타나서

한 번에 그 위험을 없애버립니다. 전형적인 "용 죽이기"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영웅적인 모습은 역사나 전설 속에서도 회자되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영화화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때가 몇 번이나 있을 까요? 물에 빠진 아이를 우리가 짠 하고 나타나서 구해주는 상상을 해보지만 그런 일은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확률의 문제로 영웅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영웅이 되어 나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용 죽이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켜켜이 쌓여온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평범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비전을 위한 전념이 필요한 것이지요. 우리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하는 이벤트는 그것 자체로 아름다울 수는 있겠지만 그게 사랑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이벤트를 하기까지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했던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만 사랑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은 이러한 자유와 세계의 특정 부분에 관해 책임감을 가질 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념하기를 통해 나 스스로가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게에 진정한 자유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아니라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을 때이다.
- 야간비행, 셍떽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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