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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대초록 Dec 11. 2019

스페인에 미세먼지 대신 있는 것

미세먼지 질량 보존의 법칙


며칠 전 네이버 상위 검색어에 비상저감조치가 뜬 걸 보니 한국은 또 미세먼지가 극성인가 보다. 중국 학생들이 하늘 색깔이 회색이라고 하는 게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걸 서울에서 마스크를 끼고 다니며 절감했다.


스페인에 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매일 쨍하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파란 하늘이 무색하게 거리 흡연자들의 담배 연기 때문에 죽을 맛이다. 걸어 다니며 간접흡연으로 피운 담배만 한 갑은 족히 될 듯하다. 테라스 카페는 낭만적이지만 잘못 앉았다가 사방에서 덥쳐오는 담배연기를 뒤집어 쓰고 나올 수 있다. 첫 유럽여행 때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유모차 앞에서 담배 피우는 거 보고 경악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도 어쩜 이리 달라진 게 없는지. 한국에서 거리 흡연자를 만나면 흠흠 기침하며 재빨리 흡연자 앞으로 걸어가는 걸로 눈치라도 줄 수 있지만 여기는 흡연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아무도 내 행동으로 눈치 받는다고 생각도 못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 공기가 깨끗한 코스타리카에서는 매연과 화산재 때문에 고생했었지. 대부분의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비염과 피부 문제를 달고 살았다.


미세먼지가 없는 스페인에는 담배연기가, 코스타리카에는 화산재가 있으니  무슨 미세먼지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도 존재한는 걸까. 오늘도 미세 먼지 때문에 고생할 한국의 여러분께 이것도 위로랍시고 한번 던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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