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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스트 Aug 07. 2018

거울 속에는 늘 거울 속의 내가 있다

나의 거울, 너에 대해서 - 직장 대인관계에 관한 짧은 상황

새내기 병아리로 삐악거리며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어느덧 직장 5년 차.


처음 출근하며 올려다본 회사는 에베레스트처럼 높았는데 이제는 동네 뒷산처럼 작아 보이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 네이버 지식인의 말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잡다한 소일거리와 탕비실의 간식거리를 수주하는 막내 역할부터 첫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제안서를 쓰던, 이제야 나도 밥값 한다는 느낌을 받던 그 순간이 스치면서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사수의 자리까지 올라온 자랑스러운 나.   

    

네, 드디어 오늘 제 밑으로 신입사원이 들어왔습니다.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아...!



다른 부서의 대리님은 아침부터 자신의 군대 기억을 상기시키며 들뜬 목소리로 제게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이병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기선제압부터 하고 시작해야 해, 선임 무서운 줄 알아야지!"

"나 때는 말이야, 선임이 시키는 건 다 하고 봤어.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내일까지 앞산을 뒷산으로 옮기라면 옮겨야지!"


딱, 저 반대로만 하면 되겠다!



자리에 앉아서 좋은 사수의 모습을 이미지 트레이닝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당했던 온갖 불합리함과 고생은 하지 않도록 잘 대해줄 거라며...

물론 과거의 신입사원 때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내가 무슨 정신으로 버텼나 싶습니다.


필요없는 문서 작업들로 밤을 새우던 날들과 조금이라도 튀는 행동을 하는 날에는 등 뒤가 따갑던 점심시간. 사무실 내에서 공개적으로 당했던 인신공격들...

매일 회의실에 불려가 모호한 지금의 위치를 벗어나야 한다며 '직장 내 포지셔닝'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듣던 잔소리들.

이미 나 빼고 친해진 동기들과 친해져 보겠다며 바보처럼 웃던 초라한 순간들.

일처리를 잘 한다는 소문에 나를 위해서라며 일을 몰아주던 선배들과 눈치 없이 휘말려든 직장 내 정치질까지


나열하자면 밤을 세서라도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고약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제게 남은 것은 위장병과 원형탈모, 그리고 각종 신경성 스트레스들...

잠시 치열한 과거를 회상하느라 코끝이 살짝 시큼거렸지만 맘을 추스르고 우리 새로운 친구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어서 와, 회사는 처음이지?



역시나 군기가 바짝 든 병아리가 우두커니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괜한 연장자의 참견이 필요할 것 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남 걱정도 오지랖이요, 팔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입사원은 흔히 말하는 '요즘 것들'이었으니까요.


정시퇴근은 기본이고 무리한 업무를 맡아서 독박을 쓰는 모습은 여태껏 보지 못했습니다. 부당하다 느끼는 일은 조곤조곤 짚어주는 센스는 또 어떻고요.

그리고 신입사원은 부서의 딸랑이라고 했는데 이 친구, 생각보다 보통이 아니더군요.

'너는 너 나는 나'의 공식으로 할 말만 가볍게, 퇴근 후 개인 시간이 중요하다며 바람과 같이 사라지는 그.


몇 달간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나도 저랬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역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태도가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사회생활이라는 게 얽히고설켜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 중학교에 올라가자마자 배웠습니다. 

그래서 할 말이 많았지만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참는 사람이 이긴다고 하여 꾸역꾸역 참기도 했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왜 나에게 돌아오는 아무것도 없을까 싶다가도 지나간 일이니까 참자 하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안우는데여...ㅠ   출처 : 도전야매요리



나는 웃으면서 대했는데 왜 상대방을 등 뒤에서 칼을 찌르는 걸까요? 나도 성장하고 회사도 성장하는 즐거운 사회생활이 하루하루 지옥처럼 변할까요?


회사 밖에서는 활기찬 상태이지만,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증상을 이른바 ‘회사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어느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는가?'에 질문에 '예'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여성 직장인들이 8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남성 직장인보다 13% 정도 높다고 합니다.


우리는 왜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게 될까요?


나 자신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

과도한 업무량

업적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 임금인상

조직에서 모호한 내 위치

다른 회사에 비해 뒤떨어지는 복리후생

상사와의 관계

회사생활로 인해 나빠진 건강상태


이미 철옹성 같은 조직에서 나 혼자 저렇게 변할 순 없습니다. 반대의 길을 가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편하고 눈밖에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면의 모습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받고 싶은 그 모습으로 한번 변해보는 것 말입니다.


ex) 널 위해서야, 다 너 잘되라고 시키는 거지 그럼 누굴 위한 거겠니?


사무실 귀찮은 일은 모두 다 내 거, 업무가 할당되지 않아도 그 일은 내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은 빗나간 적이 없습니다. 겉으론 웃으며 일을 받지만 속으론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느라 힘들었던 전국의 '나'들에게 말합니다.

그냥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아, 우리 대리님이 정말로 나를 위해서 성장의 기회를 주시는구나!'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말을 변환해서 입력하면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말을 가볍게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도 끝도 없이 계속 나를 위해라며 그 일을 넘긴다면 용기를 내어 곤란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거나 그 일을 천천히, 정말 천천히 해결하는 것도 작은 방법입니다. 


ex) 솔직히 부장님은 좀 그래, 내가 봤을 땐 말이야.. 그렇지 않니? 맞잖아!


"그렇지? 무슨 말인지 알지?" 라며 질문의 답을 얻고 관계의 우위에 올라가고 싶은 상사들입니다. 물론 동기들도 해당됩니다. 

동요하지 말고 한마디 해주는 것, 아유~과장님이 더 대단하세요! 그리고 그냥 웃음을 날려줍니다.

맞장구를 치고 싶을 땐 형용사를 하나씩 날려줍니다. 음, 오, 아, 예!





그리고 내면의 나도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면의 유리 같은 우리의 맘을 보듬어주는 

3가지 방법을 짧게 알려드립니다.



1. 일과 휴식의 경계 지어주기


물리적인 분리가 아닌 스위치를 꺼버리는 분리를 말하지만 돈을 받고 일하는 을의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퇴근과 동시에 업무 모드를 끄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일단 몸과 마음에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계속해서 그리는 것입니다.

일과 휴식을 떼어내어 분리시키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머리에서 정리가 되지 않으면 자율신경계는 휴식할 때도 업무 하듯이 끊임없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러다가 번아웃 증후군이 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휴식할 때 하는 행동을 정해두고 꾸준히 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쉴 때 클래식 노래를 들으면서 30분 동안 창문을 바라보기 같은 것이죠.



2. 항상 내 마음의 상태를 알아주기


회사에서 난처한 상황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내가 순간 느끼는 생각과 몸의 반응을 살펴주는 것입니다. 물론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는 상황을 회피하기 바쁘지만 잠깐 의식적으로 알아채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마음과 감정을 조금 거리를 두고 본다면 충동적인 감정에서 쉽게 벗어나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 한복판에서 크게 혼이 났다면 손발이 차가워지고 눈앞이 아득해지는 신체적 반응과 주저앉아 울고 싶거나 도망가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이 듭니다. 머릿속으로 순서를 되짚어 보면 상황이 그려지면서 감정의 영역을 이성이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3. 방향을 가지고 조금씩 걸어가기


회사가 내 삶의 끝은 아닙니다. 회사에서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어도 세상 어딘가에선 나는 사랑받고 존중받는 존재입니다. 

물론 회사에서 성공하고 인정받으면 좋지만 그 목표가 이뤄진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한 적이 있나 돌아보게 됩니다. 분명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면에 있는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나를 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또 공허함이 남을게 분명합니다.

매 순간 현재의 내 마음의 거울을 잘 들여다보고 가꾸는 것, 그리고 자신이 진정 중요하다 여기는 가치와 삶에 대해서 진지한 태도로 성찰하고 걸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주변에 의지 할 수 있는 가족, 친구 혹은 전문 상담의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좋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딱히 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은 잘 넘어갔지만 내일도 오늘처럼 넘어가란 법은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대접받고 싶은 그 모습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면의 거울을 잘 닦고 항상 그 거울로 상대방을 비춰 보는 것. 

오늘부터 다시 내면의 거울을 닦아보는 것 어떨까요?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마음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늦지 않은 때에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https://bit.ly/2v5D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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