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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스트 Aug 09. 2018

꼰대 보고서

조심해요, 당신도 예외가 아닙니다.

회사에는 진짜 별별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만큼 나와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죠.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태어나 가족 안에서 사회화를 배우고 정규 교육과정을 거쳐 대학교라는 더 큰 물로 나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남자들은 군대에서 더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으며 약육강식의 사회를 먼저 경험합니다.


이만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다고 자부하는 순간 회사라는 복병을 만나 '내가 이러려고 입사했나' 현타를 맞게 됩니다.


.....할많하않....


물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직장 대인관계에 관한 짧은 상황 참고) 생존법은 살려는 의지만 있다면 본능적으로 생기더군요. 책에서만 말하던 처세술을 직접 몸으로 겪으니 이제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적응할 수 없는 그것, 나를 분노케 하는 그 존재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바로 꼰대입니다. 


꼰대
[명사]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


나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을 훈계하거나 자신의 의도대로 강요하는 사람들은 꼰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들 주변에 서식하며 눈에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말머리, 말끝마다 아래 특징이 발견된다면... 맞습니다. 


Who (내가 누군 줄 알아?)

 What (네가 뭘 안다고?) 

Where (어딜 감히?)

When (내가 왕년엔, 내가 너만 했을 땐 말이야)

How (어떻게 네가 감히?) 

Why (내가 그걸 왜?) 


그리고 꼰대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거하여 스스로가 꼰대인 것을 모른 채로 서식지 주변을 어슬렁 거리기도 합니다. 이들은 영역표시를 위하여 화려한 퍼포먼스를 뽐내기도 하는데, 제일 흔히 볼 수 있는 행동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자기중심적인 태도

자기 자신이 세상 지식의 끝이라고 생각하며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보여주면 이야기를 무시하거나 종결시킵니다. 심한 경우 아예 대화를 거부하거나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기도 합니다.


퇴화된 언어체계

이들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상대방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거나 일방적인 감정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특히 교육과정 언급과 밥상머리 예절, 예복과 문화를 들먹이며 강한 어조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가끔 야, 너 등으로 통합하여 상대방을 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상당히 화가 나있는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e.g)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배웠냐, 옷이 그게 뭐냐, 학교 어디 나왔냐 등


도덕성은 모 아니면 도

자신이 곧 도덕의 척도이며 도덕의 잣대를 내가 아닌 남에게 들이댑니다. 대체 도덕의 기준이 뭐길래 자신의 가진 단 하나의 기준으로 세상의 모든 통념과 도덕을 판단할까요?
e.g) 요즘 것들 옷이 왜 저래?, 요즘 나온 노래들은 영 못 듣겠어. 그것도 노래라고... 등


나이의 서열화

회사는 야생과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열과 위계질서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나보다 어리거나 서열상 아래일 경우 무조건적인 희생과 복종을 요구합니다. 이들에게 질문은 반항의 의미로 인식되며 간혹 무시무시한 후폭풍이 일어납니다. 
*파생되는 행동은 지나친 예절 강요가 있습니다
e.g) 너 몇 학번이냐?, 너 몇 살인데.. 어디서.., 어린놈의 주제에, 어른이 말하면 '네 맞습니다'로 대답하는 거야


최근에는 이들의 추정 나이와 발견 장소가 점점 어려지고 다양하다는 학계의 통계자료가 나왔습니다. 즉 내 옆의 사람이 알고 보니 이들 중 한 명 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군대 아니고 대학교입니다!


세대갈등에서 나오는 문제들, 회사뿐만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대체 왜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하나의 문화권 안에 살고 있으면서 소통의 불화를 겪는 걸까요.

그리고 이들은 나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우울증과 자존감 하락과 같은 정신적인 질환까지 선물합니다.


처음부터 그들도 '꼰대'는 아녔습니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따라가지 못하면 고립되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우리 윗세대, 그들도 사회에 처음 들어와 윗사람들에게 치이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볼 틈도 없이 책임감만 짊어지고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 이제 와서 듣는 소리가 고작 꼰대라니.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면 이 글을 참고 바랍니다)


40-50대의 정신건강지표는 해마다 나빠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이 휘청거린다면 그들을 닮은 젊은 꼰대들은 계속해서 번식하게 될 것은 뻔합니다. 같이 평화롭게 살아갈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방어기제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인 것입니다. 그들도 꼰대라고 불려지기 전 나와 같은 사람인 것이죠. 내가 인간적으로 그의 감정을 상하게 했는지, 무의식적으로 무시하지 않았는지 나의 모습을 한번 돌이켜 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들도 연장자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려 한 모습이 나에게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보인 걸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꼰대라고 부르기 전 나의 감정과 그들의 감정을 한 발 떨어져서 구분한다면 그때부터 우리는 평화로운 세계로 가는 한걸음을 시작하는 것이죠.


손에 손잡고


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관계의 정도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견고하고 튼튼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겐 이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그들은 꼰대라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이해를 위한 시간이 추가된다면 더 좋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대와 나는 동등한 인격체라는 이해가 바탕에 필요합니다. 


연장자는 내려놓고, 아랫사람은 이해하면 사회의 돌연변이 꼰대와 어린 꼰대 꿈나무들이 조금 줄어드는 멋진 세상을 그려봅니다.


지갑에 항상 넣고 다니세요...모든 사람들이여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마음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늦지 않은 때에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https://bit.ly/2v5D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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