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을 수 있는 산재보상보험법 상의 급여보다 기업이 더 많이 줄 수 있긴 합니다.
근데 실제로 그렇게 주는 중소기업이 어디 있나요?
뒤이은 TV조선의 보도는 근로기준법 제80조의 장해보상 부분을 들며, 최대 일시금을 받아도 1340일 분의 평균임금에 불과한데 45억원을 받았다고 보도하더군요.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심한 중증의 이석증을 앓고 있었고, 점점 더 건강이 안 좋아졌다라고 그가 남긴 글에는 적혀 있습니다만. '장해'가 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장해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완치된 이후에도 신체에 남은 영구적인 정신 또는 육체의 훼손상태를 말합니다. "장래 회복될 가망이 없는 상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장해라고 합니다.
말이 되나요?
설령 '장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장해보상과 별도로 산재보험법 상의 장해급여를 받는다 쳐도 장해등급 제1급의 경우 장해보상일시금 1,474일분까지 탈 수 있습니다. 올해 고용노동부 고시 최고보상기준 금액이 1일 226,191원입니다. 다 합치면 한 3억 3천만원 좀 넘을까요? 이것도 사실 장해 제1급부터 제3급은 장해보상연금만 받는 거고, 일시금은 장해급여 청구사유 발생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겁니다.
근로자의 업무상 질병과 요양에 대해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78조에 의해 '요양보상'을 해줄 순 있습니다.
근데 45억은 무슨 30년치 병원비를 내준 건가요? 그것도 넘을 거 같은데.
6년 일한 중소기업 대리의 산재위로금 45억.
하지만 대한민국의 평범한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들은 평생 달고 다녀야 하는 신체의 훼손이나, 아니면 스스로의 목숨이 끊어져야 겨우 자신의 유족에게 "억"소리 나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 현실을 건드린 상시 근로자수 16인의 어느 '좋소기업'의 산재 위로금.
그 돈은 한없이 부럽기도 했지만, 같은 처지, 같은 규모 회사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의 어떤 죽음들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그리고 그 죽음에 매겨진 '액수'가 생각나 또한 가슴이 미어지게 됩니다.
누군가의 목숨값이 1억일 때, 누군가의 이석증 값이 50억이란 것. 허탈한 게임이고, 허탈한 사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