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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Sep 04. 2023

학기 초 스트레스 앞에서 친절해지기로 했습니다

과거 '친절한백쌤'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적 있습니다. 교장선생님도 친절한 백쌤이라고 불러줄 정도로 카카오스토리, 카톡 등 SNS에 도배했었습니다. 

오늘 하루 학교 삶을 돌아 보니 닉네임을 되찾은 듯합니다.

수행평가 계획서를 냈습니다. 혼자 한 것은 아닙니다. 함께 취합했고 마지막에 제가 국어와 창체 계획을 추가하여 평가 담당에게 냈습니다. 회의록은 종이에 동 학년 사인받아 직접 별관 건물 담당자에게 갖다주었지요. 창체 계획을 위해 보건 선생님과 통화도 했고요. 잠시 후 평가 담당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 교과 성취 기준 번호에 오류가 있다고 합니다. 다시 해당 과목 출제한 선생님한테 연락한 후 수정을 부탁했습니다. 수정 자료 받아서 우리 학년 평가 계획서에 넣어 담당자에게 재전송합니다. 평가계획 한 가지 만으로도 동 학년과 업무 담당자와의 소통이 요구됩니다.

교무실에서 연락 옵니다. 청렴 연수 이수 결과를 내일까지 내라고 합니다. 이수증 1학기에 제출하지 않았던 선생님에게 이수증 달라고 연락합니다. 다행히 연수는 이수하셨다고 해요. 출력만 하면 되겠습니다. 내일 교무실 다녀와야지요.

동 학년 공개수업 일정 취합도 했습니다. 동 학년에서 도와주셨고요. 취합은 제가 하진 않았지만 공개수업 담당자가 몇 교시에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 추가를 원했습니다. 제가 동 학년 선생님들한테 물었고 제게 메시지 온 것은 취합한 선생님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소통 있는 일은 동시에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현장학습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경주 답사 이후 일정이 추가되어 담당자에게 의견을 보냈습니다. 학년 예상 경비도 계산을 했고요. 경주 천마총에 전화도 걸어보았고 박물관, 불국사, 첨성대는 홈피에서 무료 여부 재확인했습니다. 담당자에게 계획을 낸 후 전화를 받았습니다. 1인 경비가 이상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쁘게 말씀하십니다. 담당 선생님이 먼저 자기 계산이 틀릴 수도 있지만 같이 확인해 보자는 하셨어요. 제가 틀렸습니다. 보험료를 더하지 않았더라고요. 

학생들 하교 후 있었던 일 중에 동시에 일어났던, 네 가지만 나열해 보았습니다. 교실 전화 와 교사용 메신저로 인해 연락 수두룩하지요. 오늘은 화장실 갈 시간 없었다는 말 사실입니다. 그런데 예전보다는 상냥하게 전화를 받고 교사용 메신저로 답을 하니 마음은 편안하더라고요.

일 많은 것보다 마음이 힘든 게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지요. 사실 저도 마음 힘든 요소 찾았다면 오늘 있었던 일 얼마든지 10개 이상 쓸 수 있습니다. 

아이들 앞에 긍정적인 말로 월요일 시작하라고 당부했고요. 그 말 저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아무리 바빠도 학생들 머무는 시간에는 아픈 아이들 상태도 확인했고 보건실에서 한 시간 쉬도록 보건교사와 연락 주고받았습니다. 코피 흘리는 학생도 있었고 복통도 있었지요.

일 많아서 힘들고 다시 작성하라는 요구 들어오면 마음부터 무겁습니다. 그러나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다시 해달라는 말 하는 담당자 마음도 가볍지는 않아요. 아이들 위한 일이니 상냥하게 웃으면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애쓰는 공간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친절한 백쌤으로 하루 보내겠다고 각오하고 시작하니 학기 초 스트레스 많이 줄었습니다. 결국 저를 위한 일이겠지요.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침 조회 시간에만 긍정 긍정 말할 게 아니라 이왕이면 즐겁게 하루 보내자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생활하자고 말과 행동 일치하게 사는 삶으로 알려주고 싶습니다.

개학한지 이틀째인데 두 달은 출근한 것처럼 몸과 마음 묵직하지만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 실천하면서 저도 힘내보겠습니다.  

글 쓰는 작가라서 다행입니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20230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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