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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Oct 03. 2023

퇴고하다가 가족 이야기

퇴고 중입니다. 한글에 있는 맞춤법 검사 도구를 사용합니다. 87쪽 분량의 원고에 맞춤법부터 확인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립니다. 많은 부분에서 띄어쓰기 틀린 점이 발견됩니다. 습관적으로 틀렸던 것 같습니다.

맞춤법 검사 도구가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초고를 쓸 때도 띄어쓰기 신경 써야겠다 마음먹습니다.

가족 모두 한 대씩 컴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제 사무실로 쓰는 안방에서, 아이들 아빠는 거실에서 막내와 함께, 첫째와 둘째는 각자의 노트북을 사용합니다. 세 딸과 남편 모두 게임도 즐겨 합니다. 그나마 첫째는 문예 창작 진학을 위해 강의 듣고 글 쓰는데 노트북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다섯 명이 살고 있지만 저 빼고 밖에 나가는 일도 많습니다. 이미 첫째 딸은 친구 만나러 나갔고 둘째 딸은 곧 외출한다고 준비하네요. 막내와 남편은 거실에서 나란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가족끼리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띄어쓰기랑 닮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어와 단어가 붙어 있으면 빨간 줄 그어집니다. 가족 구성원 사이에도 가까이에서 서로의 영역에 대해 훈수를 두면 관계에서 삐거덕 거리겠지요. 여덟 살 막내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생활에 제한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중고생입니다. 자기 행동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귀가 시간 정도는 확인하고 있고요. 공부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시험 치고 온 둘째가 이제부터 공부하겠다는 말도 들어주고 맙니다. 본인이 실천해야지요. 

남편은 게임을 좋아합니다. 막내와 말이 잘 통하는 이유는 게임 관련 대화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막내의 유튜브 사용이나 학습 부분은 남편이 챙깁니다. 막내가 잠들면 남편은 늦은 밤에 유튜브로 각종 정보를 찾아보더라고요. 정보 수집가의 취미생활입니다. 어제는 전기차 이야기도 해줍니다. 듣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만 알아들었습니다.

가족끼리 띄어쓰기합니다. 존중의 방법입니다. 가족이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어쩌면 매주 강의 듣고 공부하는 저를 배려하는 방법인가 생각도 들고요. 제가 업무로 바쁘니 세 자매가 엄마 잔소리에서 벗어나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해봅니다.

지금이 딱 좋습니다. 가족이지만 각자의 생활을 존중합니다.


거실에서 피구 공을 튕기는 둘째에게 아빠가 잔소리합니다.

저는 떨어져 있을 겁니다. 저의 사무실 안방에서.

제가 일어서면 둘째가 긴장할 테고 시끄러워질 겁니다.

집에서는 교사가 아니라 작가 모드로 살고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22669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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