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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an 07. 2024

짐을 줄일 수는 없을까


짐이 많다. 3주간 머물 대구에 올 때도 네 박스 이상 챙긴 것 같다. 쿠팡에서 추가로 구입한 것은 제외하고서라도. 식당 운영을 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2인실을 혼자 쓰면서 침대 하나는 옷이 점령했고 책상 하나는 책, 종이, 편의점 음식이 차지했다. 2인실이 맞나 싶을 정도다.



울산에 왔다. 내일 아침 강의가 있어서 하루 전에 오게 되었다. 열차와 버스 시간을 맞춰보아도 아침 제시간 도착은 무리일 것 같았다. 하룻밤 자기 위해 짐을 챙겼다. 캐리어에 노트북, 강의 용이 선물용 도서, 강의 때 입을 블라우스랑 재킷, 잘 때 입을 편한 바지, 그리고 조금의 먹을 것.



생각보다 무거웠다. 부크크 활용 출판한 책 다섯 권 챙겼다가 두 권은 뺐다. 강의 듣는 사람들에게 줄 선물은 전자책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필요하다면 종이책을 택배로 보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니까. 강의 분위기에 따라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문제는 늘 짐이 많다는 사실이다. 알라딘 동대구역점에서 동화책도 한 권 샀다. 해당 동화책은 교실과 집에 몇 권씩 소장한 책이지만 강의안에 확인해 볼 문장이 있는 관계로 1권 남은 중고를 샀다. 알라딘 직원이 구매 기록 있는데 또 사는 것 맞냐고 물을 정도다.



이렇게 짐은 늘어난다. 울산역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내려야 할 곳 '정자'에 내렸다.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다.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캐리어 바퀴 AS 받은 거라 예전 것보다 잘 굴러가는데도 불구하고 캐리어 끌기 쉽지 않았다.



네이버 지도를 꺼내 도보로 설정하여 출장 장소부터 찾았다. 4분 거리였다. 캐리어 끌고 4분은 어려웠다. 하필 목도리와 장갑을 캐리어 안에 넣어둔 탓에 손이 시려웠다. 갓길은 울퉁불퉁해서 캐리어 끄는 소리도 크게 났으며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아침에 길 몰라 헤매면 안 되기 때문에 미리 확인 후 모텔로 이동했다. 언덕을 지났다. 동해 바닷가라서 바람은 더 찼다. 배고프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캐리어는 더 무겁게 느껴졌다. 내일 어쩌나. 15분 걸어야 하는데.



모텔 안에 들어서니 따뜻하다. 내일 입을 옷 정리하고 노트북부터 꺼낸다. 먹을거리와 나눠줄 책이 줄면 내일 짐은 가벼워지겠지.


짐이 많은 사람이지만 무사히 울산에 도착한 것에 마음을 가다듬는다. 내일 아침 일찍 캐리어 끄는 소리가 가득하겠지만.



더 가볍게 올 방법은 없었을까.



사람은 짐을 가지고 산다. 물건도 해당되겠지만 마음의 짐도 무시할 수 없다. 보이는 짐과 보이지 않은 짐을 가볍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터다.



1호가 입원했다. 축농증이 심해 열까지 났다고 한다. 이젠 괜찮은지 과외 선생님한테 과외비를 보내라는 연락을 해준다. 딸아이가 아픈지도 몰랐다.


2호는 아동 병원에 다녀왔다. 비염 문제인 것 같다. 카드 승인 문자를 보니 일요일에 하는 아동 병원이었다.


겨울이라 딸들 건강이 염려된다.



이러한 걱정도 짐이다. 병원을 신뢰해야지. 지금은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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