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기회가 생길 때, 때로는 먼저 기회를 잡더라도 하나씩 도전해야 성장합니다.
"육십에 쓴다며? 지금 나랑 책 쓰자."
"내가 무슨 책을 써. 너나 써. 나는 사서 읽을게."
친구에게 책 쓰자고 말하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제책을 사서 읽겠다는 말도 감사한 일이지요. 친구는 출간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자신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독자를 돕는다는 사실을 알 기회도 없겠지요.
"우리 학교에 오셔서 강의 좀 해주세요."
"고속도로 운전해 본 적 없어서 갈 수가 없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불러줄 때 강의 못한다고 했습니다. 거절한 이유는 많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운전이었습니다.
종류는 다르지만 책 쓰자는 제안, 강의 의뢰 부탁에 거절했습니다. 도전할 기회를 한 번 놓친 거지요. 한 가지 도전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면 다음 단계 도전 과제(?)가 생기더라고요. 처음부터 못한다고 하면 도전하고 성취하는 기회조차도 갖지 못하게 됩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요? 운전, 책 쓰기, 강의, 부장 업무에 대해 도전과 성장과 연결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속도로 운전 못해서 강의 못한다고 했었습니다. 작년 11월이었고요. 장소는 사천이었습니다. 수업을 마무리 못한 채 출발해야 될 것 같았고요. 이 부분도 대신 수업해 줄 선생님을 찾으면 출장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한 번도 진입해 보지 않았기에 포기했습니다. 강의 기회는 또 다른 강의 의뢰로 연결되는 것을 알지만 쉽게 포기했습니다.
작년 12월 함안에서 강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고속도로로 진입해야 합니다. 매번 고속도로를 두려워해서는 혼자 멀리 갈 수도 없지요. 강의하겠다고 했고 성탄절 오후에 사전 방문까지 마쳤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4차로 구간 고속도로도 겁나지 않더라고요.
함안 다녀온 덕분에 설날 연휴에 친정에도 혼자 왕복 운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배는 더 가야 하는 길이었지요. 정체구간까지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책쓰기 이야기 꺼내 볼까요? 처음에 교사 공저에 참여했습니다. 묻어가려는 마음이 컸지요. 모임 회장님이 추진하겠다고 하니 책 한 권은 뚝딱 나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웬걸요. 문장마다 어색했습니다. 출판사 투고도 쉽지 않았고요. 책이 출간되고 나니 부끄러워서 홍보도 못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지요. 제목이랑 똑같은 내용 "넋두리" 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부분 때문에 공저자에게 미안할 지경이었지요.
여기서 포기했으면 더 이상 책을 쓸 수 없었겠지요. 누구나 첫 책은 부족합니다. 공저 첫 책 덕분에 개인 저서 방향을 잡았습니다. "독서교육"이었고 초고 쓸 때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 달 단 기간에 초고 완성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첫 도전이 있어야 다음 기회도 온다는 것을요.
저에게 "강의"는 긴장이었습니다. 지금도 아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첫 강의에 비해서는 떨리지 않습니다. 애드리브도 가능하고요. 줌 사용법도 몰랐던 제가 독서교육을 컨설팅한다는 제목으로 줌 강의를 열었습니다. 저를 잘 아는 선생님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 자체가 더 떨렸지요. 한 명도 모르는 사람이 제 이야기 듣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3주간 준비했고 두 시간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끝낸 것에 다행이라 여겼지요. 첫 강의가 있었기에 그림책 대면 강의도 온라인 멘탈 관리 강의도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책쓰기 무료특강 이어 가고 있습니다. 책쓰기 강의도 첫 강의는 쉽지 않았습니다. 1년 가까이 강의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 청자의 반응을 보게 됩니다. 마치 초보 운전자가 백미러와 사이드 미러 볼 줄 아는 느낌이랄까요.
지난주에 1학년 부장하라는 연락받았습니다. 교육과정 바뀝니다. 아무도 원하지 않겠지요. 10년 전 첫 부장으로 연구부장을 했었습니다. 백지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일 좀 아는 상태에서 맡으라는 제안을 받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연구부장 1년 후 제 소감이었습니다. 그때의 부장 경험이 있었기에 교육과정 바뀌는 상황, 새 학교 전입하는 제가 1학년 부장도 수락할 수 있었습니다. 새 학교 가자마자 반 편성하고 입학 준비를 해야 하지요. 다른 교사보다 이틀은 더 출근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15년 1학년 첫 부장할 때 독감으로 일하러 가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보단 낫겠다 싶습니다. 이전 도전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일머리도 있는 거겠지요.
도전하지 않고 기회를 놓친 경험, 도전하고 성장한 경험 사례를 찾으면 더 많겠지요. 해야 할 때 머뭇거리는 것도 습관인 것 같습니다. 매사 못한다는 말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입니다. 일거리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이 성장 기회를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운전해 봐, 책 써봐, 1학년 부장 부탁해, 강의 좀 해줘...
모든 시작은 다른 사람 덕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해보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기회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겠다는 마음만 버리면 됩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도전을 거듭하여 전보다는 나은 결과를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