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매일 접속합니다. 간단한 메모도 하고 '지난 오늘 글'도 읽습니다.
블로그 글을 보면 지금까지 잘 살았구나 싶어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쌓인 글을 보면서 1년 전, 2년 전 저의 삶과 만나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제가 쓴 글을 확인했습니다. '금메달은 필요한 사람에게 줬다고 생각하자.'
라는 말을 인용해서 썼습니다. 연구부장 제의를 받은 대신 업무도 일부 줄여 주고 학년부장 대신 한 과목만 가르치는 교과 전담을 준다고 약속했었던 교감선생님은 연구부장에 학년부장, 정년퇴임을 앞둔 대 선배 세 명과 같은 학년 배정해 주었습니다. 그때 제 멘탈을 잡게 해준 말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저에게 금메달은 교과전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11년 전 오늘은 6학년을 졸업 시킨 날입니다. 치마를 입고 제자와 찍은 사진이 보입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간 흐르고 보니 그 당시 기억이 떠오릅니다. 학예회 때 피아노 반주를 했던 녀석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십 대 중반이 되었을 겁니다.
오늘 기록은 1년 후에 확인이 가능하겠지요. 새로 근무할 학교에 출장을 가서 입학식 준비를 했습니다. 작년 1학년 부장님이 차근차근 알려주신 덕분에 덜 헤맬 수 있었습니다. 소속 변경은 아직 되지 않아 결재는 지금 올리지 못하고 왔지만 진행 과정을 조금 파악했습니다. 현수막 가격도 알아보고 입학식 시나리오도 점검합니다. 반 편성, 시간표 작성, 문구점 연락, 유치원 포함 학교 구성원들과의 조율, 행사용 준비물 확인, 피피티 작업 등 챙길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오늘 기록을 남기게 되면 1년 후, 2년 후에 블로그 글을 보더라도 오늘 저의 분주했던 마음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 생각합니다. 매일 쓰기의 힘은 '차분함'을 선물해 준다는 사실을. 마음도 다잡아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일이고 교직원을 잘 만난 복 덕분에 에너지를 낸다는 점 기억하려고 합니다.
분주한 마음만 앞서서 제가 예전보다는 어리바리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부장으로 일한다는 것을 알고 좋아해 준 학년 구성원께 감사합니다.
오늘 블로그 기록을 통해 긍정의 힘까지 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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