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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r 04. 2024

첫날을 보내며, 함께 적응하기로 했다


"반갑습니다. 책과 꿈을 펼친다는 소식을 듣고 오게 되었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열정 기대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시업식(개학식) 방송에 전입교사 대표로 마이크 잡고 인사했다.


"엄마가 왜 거기 나오지?"


방송 보다가 3호가 말하는 바람에 담임 선생님이 내가 학부모인 줄 알아차리셨다고 했다.


3호와 함께 출근한 첫날! 교실이 있는 층까지 따라 올라갔었다. 3호는 엄마교실로 가라고 하더니 씩씩하게 들어간다.


작년 입학식 때 함께 하지 못한 빚을 오늘 갚았다.



잠시 후 입학식을 위해 강당으로 향했다. 부모, 조부모와 함께 강당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가방에서 실내화를 꺼내 신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플라스틱 의자가 가벼워서 줄 맞춰둔 자리가 점점 비툴 해졌다. 


교육감 할아버지의 축하 영상도 봤고 재학생 6학년 회장의 환영사도 들었다.


20분간 강당에 있다가 교실로 향했다. 신입생들의 걸음 속도가 제각각이기에 천천히 이동했다. 걷다가 멈추었다가 반복했다.


교실 피피티 화면에 개개인 번호와 이름, 안내사항이 적혀 있다. 한 명씩 호명했고 주먹 인사도 나눴다. 프리 젠더 넘기면서 신입생 근처로 이동하는 여유(?)도 보였다. 


보호자에게 안내할 내용이 많아서 학생들은 다소 지루했을 것 같다. 30분 동안 학교생활 설명을 한 후 실내화 정리를 시켜보았다. 


복도에서 한 명, 한 명 실내화를 넣게 하는데 아직 교실에 앉아 있는 신입생도 있다. 오늘은 보호자 함께 왔기에 걱정될 건 없었다. 내일부터 습관 지도 중요할 것 같다. 오후에 수업 의논한 내용이 도움 된다. 교과서와 보조 교재도 확인하고 교실에 책을 옮겨 놓았다.


학부모에게 임시방편으로 오픈 프로필을 안내했다. 교실 전화와 연구실 전화만 안내장에 넣었는데 통화보다는 텍스트가 편해서 임시방편으로 오픈 프로필을 만들었다.


전화번호 공개가 가능한 사람이지만 함께 맞춰야 한다. 학교종이 콜 서비스도 된다고 하니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우리 학교는 학교종이 콜 서비스와 교외체험학습 등 서류를 학교종이 앱으로 신청받을 예정이다. 그래서 학급 초대 속도가 하루 이틀 늦을 것 같다. 


어제 피피티를 수정하다가 네이버 인물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다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담임 소개할 내용 많았는데 아이 셋 엄마라는 말만 했다. 조금씩 양파 까듯이 나를 알려줘야겠다.


1학년도 시집을 만들 예정이고, 1학년도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으며, 1학년도 책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미덕의 보석을 발견하고 가꾸는 반이 되도록. 내가 다시 공부해야 할 듯......


매년 첫날. 누구나 정신없고 바쁘다. 함께 적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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