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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n 08. 2024

이게 과연 책이 될까

글을 쓰다 보면 이게 과연 책이 될까 걱정하는 사람 있습니다. 평생 무료 재수강 작가님들 개인 저서와 공저 집필 기간에도 이러한 마음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저도 한때는 초고를 쓰면서 제가 쓴 글이 재미도 없고 쉽게 읽히지도 않아 쓰다가 멈춘 적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 작가의 책쓰기에 대한 고민을 이해합니다.

그림책을 읽고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나도 책으로 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읽어준 내용과 활동 경험을 한 편의 글에 넣으면 쉽게 써질 줄 알았습니다. 초고는 40편 채우면 되니 40일, 40권의 그림책을 다루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 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제가 책을 쓰기 위해 그림책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든 저렇게 든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인정하지만 글을 쓰면서 재미보다는 의무감 먼저 들었습니다. 쓰기로 한 시간이 다가오는 게 즐겁지 않았습니다. 내가 내공이 없나 보다, 내가 쓸 자격이 있는가 하는 마음으로 부정적인 생각은 연결되는 겁니다. 

책을 쓰겠다는 마음보다 오늘 그림책을 읽어주는 행위에 집중했습니다. 학생들이 몰입하는 순간을 즐기는 거지요. 그림책 속 결정적인 사건에서 멈춥니다. 학생들의 원망(?)을 듣더라도 괜찮습니다. 계속 읽어주고 싶은 욕심도 내려놓으면서 아픈 목도 쉴 시간을 줍니다. 쉬는 시간이면 교탁에 몰려와 그림책을 서로 보겠다고 하겠지요. 책 쓰기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활동한 결과는 글감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두 권의 개인 저서를 쓰면서 책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퇴고할 때 고민도 많았고요. 초고 집필 과정에서는 날마다 한 꼭지씩 완성하는 건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두 번째 책 초고가 완성되었을 땐 책으로 나오지 않아도 초고의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세 번째 책을 쓰기 위해 목차를 펼쳤습니다. 그림책 관련 집필을 내려놓은 적 있으니 이번엔 '그림책' 키워드가 들어간 저서 쓰기, 해낼 수 있겠지요. 이게 과연 책이 될까 같은 마음은 작가라면 누구나 드는 생각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책이 될지, 안 될지는 작가도 알 수 없는 거지요. 

제목과 목차를 펼쳐두고 초고 쓰는 동안 살핍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땐 오늘 쓰는 한 편에만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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