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이게 과연 책이 될까 걱정하는 사람 있습니다. 평생 무료 재수강 작가님들 개인 저서와 공저 집필 기간에도 이러한 마음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저도 한때는 초고를 쓰면서 제가 쓴 글이 재미도 없고 쉽게 읽히지도 않아 쓰다가 멈춘 적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 작가의 책쓰기에 대한 고민을 이해합니다.
그림책을 읽고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나도 책으로 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읽어준 내용과 활동 경험을 한 편의 글에 넣으면 쉽게 써질 줄 알았습니다. 초고는 40편 채우면 되니 40일, 40권의 그림책을 다루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 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제가 책을 쓰기 위해 그림책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든 저렇게 든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인정하지만 글을 쓰면서 재미보다는 의무감 먼저 들었습니다. 쓰기로 한 시간이 다가오는 게 즐겁지 않았습니다. 내가 내공이 없나 보다, 내가 쓸 자격이 있는가 하는 마음으로 부정적인 생각은 연결되는 겁니다.
책을 쓰겠다는 마음보다 오늘 그림책을 읽어주는 행위에 집중했습니다. 학생들이 몰입하는 순간을 즐기는 거지요. 그림책 속 결정적인 사건에서 멈춥니다. 학생들의 원망(?)을 듣더라도 괜찮습니다. 계속 읽어주고 싶은 욕심도 내려놓으면서 아픈 목도 쉴 시간을 줍니다. 쉬는 시간이면 교탁에 몰려와 그림책을 서로 보겠다고 하겠지요. 책 쓰기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활동한 결과는 글감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두 권의 개인 저서를 쓰면서 책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퇴고할 때 고민도 많았고요. 초고 집필 과정에서는 날마다 한 꼭지씩 완성하는 건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두 번째 책 초고가 완성되었을 땐 책으로 나오지 않아도 초고의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세 번째 책을 쓰기 위해 목차를 펼쳤습니다. 그림책 관련 집필을 내려놓은 적 있으니 이번엔 '그림책' 키워드가 들어간 저서 쓰기, 해낼 수 있겠지요. 이게 과연 책이 될까 같은 마음은 작가라면 누구나 드는 생각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책이 될지, 안 될지는 작가도 알 수 없는 거지요.
제목과 목차를 펼쳐두고 초고 쓰는 동안 살핍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땐 오늘 쓰는 한 편에만 집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