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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n 27. 2021

라이벌을 만났습니다.

왕초보 주제 글쓰기 25

라이벌을 만났습니다.

  

올해 초, 교육서도 함께 읽고 공저도 쓰자며 삼남매워킹맘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앞장서 주신 것에 고마웠지요. 모임을 만드는 김에 경남교육청 전문적학습공동체에 지원하자고 했습니다. 무조건 찬성. 삼남매워킹맘 회장님은 이웃 중에 경남 소속 선생님들을 한 명씩 섭외했습니다. 꿈샘, 곰곰샘, 복쓰샘...

복쓰샘. 유명한 분입니다. 공문에서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요. 수업연구를 꾸준히 하시고 대회마다 1등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간간이 복쓰 선생님의 행보를 접했습니다. 특히, 2018년 남편선생님께서 주석초 4학년 교사 대상 강의에 오시면서 선생님을 더 깊이 알게 되었지요. 예상한 대로 선생님은 독서와 수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같은 팀으로 매달 줌으로 얼굴을 보았습니다. <오후의 발견>으로 팀명을 정하고, 공저에 대한 콘셉트도 의논했습니다. 《교사의 시선》, 《교사의 독서》 등의 교육서를 읽고 이야기도 나눴고요. 어울림, 환경 등 월별 주제에 맞게 학급 프로젝트 방향도 정했지요.

6월 26일 우리 팀은 경남연수원에서 대면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 덕분인지 익숙했습니다. 나이도 비슷해서 편안했나봅니다.     


라이벌과 수업과 교직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2014년 수업대회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국어교과 라이벌이었습니다.

수업대회 본선 진출자. 학교 대표. 학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지요. 준비기간은 일주일 남짓.

나의 수업대회를 위해 전국구 유명한 문 수석교사와 2012년, 2013년 수업대회 1등 한 선생님이 지원팀으로 꾸려졌습니다. 연구부장이었기에 교감 발령 대기자 인성부장님도 함께 도와주셨습니다. 실력 있는 지원팀이 꾸려진 만큼 성과를 내야 했습니다. 수업자마다 1등을 해야 하는 입장은 똑같았습니다. 수업대회의 결과가 교사의 평소 수업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대회 등수가 나오는 만큼 수업자 소속 학교도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학교마다 지원팀이 고생을 하는데 1등 지원팀에게만 표창을 줍니다. 수업자의 대회 결과가 지원팀에게도 영향을 주니 죽을 맛이지요. 심사위원, 참관 교사, 라이벌 교사가 함께 보는 교실에서 처음 만나는 학생들과 40분 수업을 했습니다. 일주일 연습 후 수업 보여주는 방식의 마지막 대회였습니다.

심사기준에 맞추는 수업이었습니다. 나의 평소 수업과 맞지 않았지요. 그래서인지 1등을 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도 자랑할 수도 없었습니다. 연구부장으로 체면치레를 한 정도. 수업을 항상 고민하지만 이후 수업대회는 한 번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반면 복쓰 선생님은 2014년 대회를 시작으로 하며 꾸준히 수업대회를 나가셨습니다. 연구실에서 한 번씩 수업대회 준비하는 후배들이 복쓰 선생님 이야기를 하더군요. 평소 생활에서 경험한 것을 수업으로 녹이는 분이라는 것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노력만큼 성과를 내시는 선생님이 멋졌습니다.

2021년 컨설턴트 명단에 배움 중심 수업 컨설턴트로 복쓰 선생님 이름이 있었습니다. 수업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 2014년 같은 대회를 치렀던 우리는 교사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대회 기억나요 선생님. 교사 삶에서 영향을 준 중요한 대회였어요."

둘 다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에겐 대회랑 담을 쌓게 만든 중요한 대회.

부담을 안고 학교 대표로 경쟁을 해야 했던 우리는 성장을 원하는 <오후의 발견>  팀이 되었습니다.    

 


글 쓰는 교사에게 더 이상 라이벌은 없습니다.      


교사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다르지만 글 쓰는 삶을 원합니다. 모든 것이 글감입니다. 한 달 전 블로그에 좋은 교사를 내려놓겠다고 글 쓴 적 있습니다. 김지영 작가님이 댓글을 달아주셨죠.

'글 쓰는 교사는 좋은 교사'

아마도 글 쓰는 교사는 좋은 교사, 수업도 연구하고 학급에 적용할 겁니다.

글 쓰는 교사에겐 수업이야기는 주변에 널려있는 익숙하면서도 바로 쓸 수 있는 글감이니까요.

수업, 독서, 성장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는 글쓰기입니다. '발견'이란 키워드로 어떤 글이 나올지 두근거립니다.

"최대한 많이 글을 쓰세요. 원고를 모으세요. 콘셉트 생각하지 말고 일단 쓰세요."

라고 말해준 밀알샘. 세 시간 꼬마작가 만들기 수업 덕분에 공저 관련 조언도 얻었습니다.

꼬마작가 만들기 이전에 담임인 내가 먼저 작가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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