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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Sep 21. 2021

작가가 되기 위해 "철거" 먼저

기간을 넉넉하게 두고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가보면 철거 후 폐가처럼 보이던 집이 사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리모델링 과정을 처음 경험하다 보니 모르는 점도 많고 궁금한 점도 많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작업은 "철거"란 사실입니다. 철거를 통해 기존 집주인의 아파트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나 새집 주인의 취향을 담게 되는 것입니다. 철거 없이 새로운 취향을 표현하기엔 어렵겠지요.

전실을 책장 공간으로 활용코자 합니다. 네 개의 5단 책장을 나란히 둔다면 4미터의 길이가 필요합니다. 저의 계획을 들은 업체에서는 타일 시공을 할 때 책장 폭에 해당하는 30센티미터를 끝까지 높이를 맞춰두겠다고 했습니다. 바닥 타일의 높이가 처음 집을 볼 때와 왼쪽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전실을 도서관처럼 꾸미는 건 저의 취향입니다. 책장을 둘 예정이라 달리 꾸미지 않아도 됩니다.

글을 쓸 때에도 취향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문체가 다르고 표현력이 다를 테니까요. 책 쓰기 수업을 선택하고 강의를 들으면서 글 쓰는 작가로 살고자 결심했습니다. 가장 먼저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철거"였습니다. 기존의 글 쓰는 습관에서 벗어나야겠지요. 저의 경우 구구절절 길게 쓰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되기로 한 후 구구절절 습관은 독자의 가독성을 떨어뜨린다는 걸 배웠습니다. 저의 글쓰기 습관을 없애고 백 작가로서의 취향을 갖고자 공부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매일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작가로 칭하는 저의 닉네임에 대해 당당해지고자 합니다.

저의 글쓰기도 철거와 리모델링으로 조금씩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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