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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Aug 17. 2022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이은대, 슬로래빗

내 책을 읽은 후 초고를 쓰셨다는 이웃 작가님과 통화를 했다. 그저 감사하다.

나에게도 그러한 책이 있다. '잘하면 나도 작가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을 가지게 했던 책.

2020년 10월에 만났다.  


무일푼 막노동꾼인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그리고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이은대 지음, 슬로래빗 출판사

40쪽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어도, 아무리 바빠도 글쓰기를 일상으로 만들 수 있다. 생활의 일부가 되면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기다려지고 기대에 차게 된다.


이러한 마음 약간 느끼고 있다. 있었던 일을 메모하면서 어떻게 한편의 글로 만들까 생각해 본다. 메모는 2020년 코로나 시작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근무하면서 학생들 개학 연기되었을 때, 원격수업 시작했을 때, 담임은 뭐 했나 궁금해할 분들 있을까 봐 시간 단위로 업무했던 것 메모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나는 하루를 메모하고 있다. 키워드로 나열된 일상을 "매일" 한 편의 글로 남기는 것이 목표다.


44쪽

잠시 머물다 가려고 들여놓은 발걸음인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적응되고 마비되어서 사람은 이렇게도 살아진다고 스스로 위로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나도 이런 적 있다. 스무 살 3교대 공장에서 몇 달 일할 때, 잘하면 여기서 쭉 일해도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고민도, 걱정도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공장생활에 빠르게 적응했었다. 그 적응력에 많이 놀랐다. 재수를 실패하면 복학할 때까지 6개월 더 공장생활을 하려고 했었다. 아마 그랬다면 복학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해본다.


168쪽

부담 가질 필요 없이 바로 시작하자.

세상의 모든 두려움은 바로 그 일을 시작함으로써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206쪽

우리를 가로막는 상념과 부정은 더 힘차게 펜을 놀리는 것으로만 물리칠 수 있음을 절대로 잊지 말자.

215쪽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우리가 취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태도는 일단 쓰는 것이다.

손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머리가 따라올 것이다.

기적은 손끝에서 일어난다.


작가가 되고 싶다. 2018년에 잠시, 2020년에 잠시 했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블로그에 업무 불평하는 비공개 글, 육아 힘들다는 비공개 글 외엔 써본 적 없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책 사는 것을 좋아하는 책 수집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구입하는 쪽이어야 할까? 나도 언젠가 책을 팔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한 후 교육서를 읽어보니 교사들이 현직 교사들이 저자인 경우가 많았다.


또다시 생각한다. 내가 무슨 책을? 대학원도 나오고 경력도 더 있어야 책을 쓰지. 최소한 수석교사는 되어야 책도 내고 강의도 가겠지. 책 쓰는데 정확하지도 않은 조건을 스스로 내걸었고 한계를 정했다. 이러했던 내가 <자이언트 북 컨설팅>을 만나 공부를 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책 쓰는 게 우선순위가 아니고 내 삶을 쓰는 게 먼저다.


내 얘기 쓰는 것 부담되어서 '교육서'를 쓰려고 했다. '교육서'도 내 얘기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책 쓰면서 알았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 부분을 써야 할지, 일상을 써야할지." 질문에 대해 이은대 작가님은 답을 했다.

"두 가지 먼저 써서 보여주면서 질문해야 합니다. 머리로 쓰는 사람의 질문입니다. 글은 손으로 써야 합니다."

 지금 와서 내가 나에게 대답을 한다면 '일'이든 '일상'이든 쓰다 보면 섞이기 마련이라고 할 것 같다.


231~232쪽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나면 주변 사람들의 평가 따윈 충분히 무시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글쓰기를 저 하고 그 후에 직장 생활을 해야 한다.

직장 생활은 영원하지 않다.


두 번이나 읽었다며 고이 보관한 책을 오늘 다시 펼쳤다. 반복해서 책을 읽어야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책 읽는 속도보다 책 구입 속도가 더 빨라서 재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학원 다녀온 후 두 번째 초고 목차를 보다가 한숨이 나왔다. 쓰는 것보다 읽는 게 더 쉽다고 수업에서 들었다. 이은대 작가님 첫 책을 다시 읽었다. 이 부분이 오늘 나에게 주는 '메시지'란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들이 반드시 글쓰기를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나는 육아휴직 없이, 19년 차 교사, 교육공무원이다. 5년씩 4개 학교만 근무하면 정년퇴임이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졌을 경우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생각에 잠긴다.

책 읽다 보니 오늘 있었던 일 중에 글 한 편 쓰고 싶어졌다. 몰입해서 써 내려갔다. 첫 문장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 생활 얘기는 떠올리지 않았다. 책에 나오는 표현 그대로 "손으로" 썼다. 이 책은 내 옆에서 "걱정 말고 네 얘기 마구 써라"라고 펌프질 하는 것 같았다.

글 쓰고 싶게 만드는 책. 이 말 한마디로 책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본다.

https://blog.naver.com/baekjak2020/2228502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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