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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Aug 25. 2022

유치원에 내 아이만 마치는 시간까지 혼자 남아 있다고?

방학 중 유치원 방과후 과정 하원시간에 관하여

방학 중 방과 후 과정에 한하여 이야기를 풀어 나갈 것이다. 6월 방학 관련 하원 설문조사에 나는 4시 40분, 4시 50분, 5시 세 가지 선택에서 5시로 체크하여 제출하였다.


어느 날 픽업을 담당해 주는 태권도 학원 선생님이 4시에 데려가도 되겠냐고 전화 왔다. 그 이유는 방학 중이라 유치원에 우리 집 셋째 희윤이만 4시 40분까지 남아 있다는 말을 유치원 선생님이 했다는 것이다. 학원에서도 일찍 데려가면 희윤이도 도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여러 명의 수련생들이 있기에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 시간 동안 챙길 수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4시에 픽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희윤이가 학원 안에서 두 시간이나 머문다는 사실이다. 4시에 하원하여 40분간 다른 사람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선생님이 5시 타임 수련생을 데리러 갈 때 희윤이가 어른들 없이 도장에 머물 수도 있다. 큰 아이들이 있을 땐 선생님이 희윤이를 잠시 도장에 두고 나갔고 다른 아이들이 아무도 없는 시간에는 희윤이를 태권도 차에 태워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학원 선생님도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선생님에게 문자를 드렸다. 다시 4시 40분까지 유치원에 머물겠노라고. 오늘 태권도 선생님이 학원 전체로 차량 시간이 변경되어서 4시 55분에 희윤이를 데리러 가거나 4시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4시 55분에 데려가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설문지에 5시까지 해두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학원 선생님은 희윤이가 혼자 마지막 시간까지 머무는 것에 대해 마음 쓰여 하였다.


아이가 유치원에 마지막 하원 시간까지 남아 있는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 아니다. 혼자 머물더라도 유치원 건물 안에 아이가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이런 활동도 하고 저런 활동도 할 수 있을 터다. 5시 안에는 데리러 온다는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에 문제 될 일 아니라고 본다. 혼자 있다고 걱정하지 말고 안전하게 유치원 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다행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희윤이와 의논을 했다. 혼자 5시까지 남아있는 것에 대한 장점을 함께 찾아보았다. 동영상을 볼 수도 있고 장난감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다. 때론 1살 어린 동생이 남아 있다면 둘이 놀 수도 있다. 혼자 유치원 교실을 차지하는 일은 신나는 일임을 알게 했다.


정해진 하원 시간에 내 아이가 혼자 있다고 하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선생님과 부모에 대한 신뢰를 쌓은 아이는 혼자서도 잘 논다. 혹시 엄마로서 다소 냉정하다고 생각하는가? 냉정이 아니고 원칙이다. 5시까지 보육이 원칙이다. 일찍 데려가는 사람은 충분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설문에 5시 하원하선택칸이 있었던 만큼 엄마로서 나는 유치원 하원 시간에 대해 마음 편히 여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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