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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Aug 22. 2022

희윤이 창원 마산 광암해수욕장 다녀왔어요.

해수욕장에 머문, 1시간 30분. 희윤이에겐 짧았고 나에겐 길었다.

블챌을 시작하면서 희윤이랑 외출하는 일이 많아졌다. 


희윤이가 5,6살 때 코로나로 인해 조심한다고 나가지 않았다. 아이들 앞에 핑계 대기 딱 좋았다. 남편과 나는 집에 머무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내가 작년 10월 초고 쓸 때 부터였나보다. 남편은 희윤이를 데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근처 아울렛에 자주 갔다. 유아용 놀이기구를 탔다. 매주 나들이는 계속 되었다. 


엄마인 내가 가끔 함께 외출하면 희윤이는 "고마워."라고 말한다. 왜 고마울까 생각해본다. 외출은 아빠의 몫이였고 엄마는 집에서 노트북 앞에서 글쓰거나 강의를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함께 외출해주는 일은 특별했나보다. "고마워."말은 "엄마랑 계속 외출하고 싶어."라는 말로 들렸다.


8월 10일 저녁, 대학원에서 집에 오자마자 나는 노트북을 켜서 줌에 접속했다. 계속 나의 일정을 소화해 나갔다. 8월 13일부터 3일간 연휴다. 이틀간 초고를 썼고 8월 15일도 한꼭지 쓰려고 했다. 문장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제서야 희윤이가 눈에 들어온다. 아빠랑 나란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해수욕장 가자."

희수와 희진이는 따라 나서지 않는다. 


희윤이는 "엄마 고마워. 오늘 최고의 날이야."라고 반복한다.


남편과 나의 수영복은 있는데 희윤이 수영복이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6월 마지막 토요일에 워터파크 다녀왔는데, 새것인데 왜 안보일까? 희윤이 수영복이 거실 욕실에 하얀 비닐속에 쌓여서 방치되어 있었다. 남편이 찾아서 가지고 나왔다. 방치된 수영복 때문에 가족에게 미안했다. 나는 이집에서 안방 차지하고 있는 하숙생 느낌으로 살고 있다.  


희진이가 초3때 입었던 작은 수영복을 찾아 희윤이에게 입혀보니 딱 맞았다. 6살 차이가 무색할 지경이다. 


모자, 튜브, 수건 등 챙겨서 광암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과거의 나였다면 해수욕장 놀고 난 후 샤워가 번거로워서 처음부터 갈 생각을 안했을 것이다. 오늘은 달랐다. 희윤이가 최고의 날이라고 한 것에 바다가 더 마음에 끌렸나보다.


예상했던 바다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저 유아들이 놀기 좋은 곳이라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었다. 파라솔을 1만원에 빌렸다. 가격이 나쁘지 않았다. 샤워, 탈의실도 괜찮았다. 희윤이와 나는 수돗물 호수 이용해서 수영복 입은옷 위에 물을 뿌렸다. 샤워시설 안까지 가긴 귀찮았다.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다. 가까우니 집에 가자마자 또 씻으면 된다.


사전 의논 없이 "가자!" 해도 바로 동행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


해수욕장에 머문, 1시간 30분. 희윤이에겐 짧았고 나에겐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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