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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an 01. 2021

사람들 앞에서 어떤 주제로 강연을 하고 싶나요?

왕초보 주제 글쓰기 5

2016년 여름 존경하는 교감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백쌤, 우리 학교 와서 교사들에게 강의 좀 해라. 주제는 학부모와 소통하는 학급경영이다."
"...교감쌤! 저 못해요."
"와서 좀 해달라니까..."

나는 그 당시 셋째 임신 중이었고 근무를 계속하고 있었다. 교감선생님은 동김해에 있었고 나는 서김해에 살고 있었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장 큰 거절 이유였다고 하면 거짓말! 사실은 교사 대상 강의를 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1년 전에 친구 선생님의 부탁으로 학부모 독서교실 강사로 갔을 때 어마어마한 준비를 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부담스러운 역할은 굳이 맡지 않으려고 결심했다.


http://www.gn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057

교감선생님은 내가 블로그나 밴드 등으로 학부모와 소통해온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유네스코학교 회의에 참석하러 서울 가는 길에 함께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학부모와 소통 부분에 대화가 길어졌었다. 교감선생님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얼마 전 11월엔 후배 선생님의 차를 타고 동김해 어느 학교에 독서연수를 참석했다. 30분 가는 동안 과거 어느 교감선생님이 나에게 강의 부탁을 했는데 거절한 적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부장님, 그때 만약에 강의하러 갔다면 지금과 많이 달랐겠네요? 더 유명해졌거나 계속 강사를 했거나..."
"그죠? 김쌤? 그런데 그땐 자신이 없었어요."

나는 다른 사람 앞에 특별히 내세울 게 없었다. 늘 교대 입학과 졸업, 그리고 임용고시에서의 성적 결과가 나를 가로막는다. 꼴찌 비슷한 모습이다. 현장에서 잘하면 되지. 합격한 것도 실력이라고 위로해보지만 자주 성적표가 앞을 가린다. 참 못났다.



2020년 3월! 제자가 우리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왔다. 제자는 모교에서 교사로 첫발을 내딛는 셈이다. 나는 제자가 우리 학교와 다른 학교 중에 어느 곳으로 기간제 교사 경험을 쌓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우리 학교로 오라고 강하게 말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의 부족한 모습이 들통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화 통화를 함께 듣고 있었던 선배 선생님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나의 제자에게 적극적으로 우리 학교로 오라고 권하셨다. 참 감사한 일이었다. 나에게도 제자와 근무하는 행운이 오다니.

"부장님, 만약에 이OO쌤이 내 제자였으면 나는 적극적으로 우리 학교에 와서 초등교사생활 시작하라고 말했을 거예요. 내 제자가 다른 학교에 처음 가서 상처 받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내가 알기로는 OO학교의 O학년은 초임교사가 감당하기에 벅찹니다. 이OO쌤이 상처 받을 거예요."

이렇게 말씀해주신 선배 선생님 덕분에 제자와 6개월간 한 건물에서 일하게 되었다.
나는 비록 교대 학창 시절에 성적은 바닥이었으나 제자가 교사가 되어 함께 근무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신학기 준비로 청소도 할 겸 출근해서 일하고 있을 때, 이쌤이 잠시 뵈러 연구실에 가도 되냐고 했다. 예의가 바른 청년이다. 내 제자가 오겠다는데 열 일 제치고 커피를 탔다.

신학기 준비를 위해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 물어보았다. 질문을 받고서야 내가 경력이 많이 쌓였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다지 알려줄 것 없을 듯했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시간이 30분은 더 흘렀다.

"이쌤, 나는 3월 2일 첫날이 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2월을 어느 달 보다도 빡시게 준비해요. 때론 집에서 내 개인 프린트기와 코팅기를 사용하면서까지 신학기에 집중합니다. 첫날 첫인상이 1년을 좌우해요. 그렇다고 무섭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나는 첫날에 나의 깐깐함을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으로 이선생님의 궁금증이 조금 해결된 듯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선생님의 교사로서의 색깔을 찾는 거란 생각에 응원해주었다.

근무 중에 업무포털이나 나이스 등 나에겐 익숙하지만 신규교사에겐 어려운 내용을 물어보면 나도 그때마다 답변을 해주었다. 옆에 동학년 부장님이 계시지만 부장님이 업무로 바쁘실 때엔 바로 물어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신규교사의 따끈한 질문을 받으며 나도 하나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강사가 되겠다는 꿈이다.

'초등교육의 여러 분야, 고학년 학급운영, 학부모와의 소통, 초등 독서교육'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책 쓰기의 시작이 바로 강사의 꿈 시작이다.
책 쓰기 위해 자료 수집하고 공부하는 것 모두가 나의 내공으로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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