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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y 25. 2023

주변을 향한 작은 관심이 내 마음을 살린다.

할 일이 많다. 하나를 해결하면 다음 일이 다가온다. 대학원 1차 과제를 5월 15일까지 제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출퇴근과 작가 공부만으로도 벅차다. 라이팅 코치 과정이 생길 줄 알았다면 대학원 진학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마음까지 생겨서 과제해결이 미뤄지는 듯하다.

현장체험학습, 운동회, 공개수업 3종 세트가 끝났다. 지금부터는 평가에 신경 써야 한다. 아이들이 이 빠지듯이 체험과 병결이 생기는 바람에 평가지 챙기는 일도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교실을 둘러보았다. 동화책을 주변에 여기저기 던져놓고 지내다 보니 내 주변도, 아이들 책상도 정리 정돈이 되어있지 않다. 5,6학년 중에 급식을 빨리 먹어야 하는 입장이라 점심시간에는 서둘러 아이들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간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야 똑같다. 책상 위에 물건 없애라, 가방 닫아라, 의자 넣어라. 한 번에 해결되지 않아 기다리다 속탄다. 그냥 출발하다 보면 뒤늦게 띄엄띄엄 걸어오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 청소 시키느니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다. 마치는 종소리 땡 하면 애들 바로 귀가 시킨다. 청소해야지 생각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 있는다. 


일하는데 잠이 쏟아진다. 잠시 의자에 기대어 졸았다. 옆반 선생님이 잠시 앞문을 여는 바람에 깼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일어나 책상 줄부터 맞추었다. 그리고 빗자루를 들어 아이들 책상과 책상 사이를 쓸었다. 5분에서 10분 정도의 시간에 청소가 끝났다. 작은 관심이 교실을 깨끗하게 만든다. 교탁 주변 쌓아둔 책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학습지 모아둔 것도 돌려줄 것은 따로 빼두었다. 독후활동지도 다른 학교 강의 때 활용할까 싶어 사진을 찍어두고 돌려주기 위해 내 눈에 잘 보이는 곳, 프린터기 위에 올려두었다.


점심을 먹고 햇빛이 있는 전통놀이마당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 반 학생들이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열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일일이 주지는 않지만 선생님 인스타에 올라가는 걸 아는지 선생님의 관심을 좋아하는 눈치다. 


교실에 올라와서 지도 퍼즐을 맞추는 학생들을 지켜보았다. 내일 아침에 한 번 더 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1등으로 퍼즐 맞추었다고 상 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적극적이다니. 일기를 확인했다. <소희의 방>을 줌 독서수업에서 읽을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해당 학생에게 <너도 하늘말나리야> 책을 빌려주었다. 이것부터 일고 소희의 방을 읽는 게 이야기 흐름에 맞다고 권했다. 


친구 간의 다툼 이야기를 들을 때면 선생님 앞에서 다시 싸워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멈칫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교실 속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작은 관심으로 25명의 아이들을 바라본다. 


모니터마다 작업할 파일이 떠 있고 업무연락 쿨메신저에도 새 글이 올라오지만 학생 보는 것과 업무 동시에 해결한다. PC 카톡도 바쁘다. 부장, 학년 카톡에 연락이 들어오고 나의 의견을 게시하기도 한다. 



바빠도 작은 관심이 우선이다. 청소도, 아이들 보는 것도. 작은 관심은 내 마음을 살린다. 축 처져 있을 겨를이 없다. 공간을 분리하여 일을 한다. 학교 배경으로 글감 메모는 하겠지만 학교에서 작가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작가로서 하는 일은 국어 쓰기 수업이 있을 때 학생들의 글에 대해 평가 및 고칠 방향은 알려주고 있다. 그냥 잘 썼다고만 말하고 넘어가도 될 텐데, 작가 담임 반이라고 작은 관심을 보인다. 내가 너를 지적하냐? 너의 글을 지적하지 이렇게 말하면서. 나의 투박한 말투에도 우리 아이들은 익숙해진듯하다. (그래서 내가 저학년을 못한다. 종일 부드럽게 말하고 집에 가면 병나는 타입이다.)


관심받는 대신 내가 먼저 관심을 보이려고 한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2,3분의 시간을 내어 관심을 쏟기는 어려울 듯하다. 내가 먼저 짧은 시간을 쪼개어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겠다.


오늘도 수고했다. 백란현! 지금부터 작가 모드다! 세 자매 이야기 들어주면서 작가 일도 해야 한다! 학교 아이들에게만 작은 관심 보이지 말고 내 새끼에게도 마음 쓰기!


다양한 일이 생기는 하루, 작은 관심으로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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