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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y 25. 2023

요가 매트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창원에 10년 지기 지인이 살고 있습니다. 셋째 출산 후 빠지지 않는 몸무게로 인하여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데요. 집에서 덤벨을 들고 유산소 운동을 할 때 깔고 쓰라면서 요가 매트를 주더군요. 

"란현 써라. 나는 한 장 더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오기 전에 매트를 받았으니 2년쯤 된 것 같습니다. 요가 매트는 운동용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비슷한 색깔로 몇 장 더 구입하여 베란다 깔개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했었고 줄눈과 탄성 모든 조치를 취한 집이라 베란다는 깨끗합니다. 매트를 지저분하게 사용하진 않았지만 막내가 노는 공간이다 보니 막내가 사인펜으로 색칠을 해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보고 쓰라고 했기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지난 3월 초에 창원에서 만났던 지인은 저의 인바디 수치를 확인해 주더군요. 운동을 게을리한 것 같아 건강을 챙겨야겠다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루 30분이라도 운동해라. 가급적 저녁은 일찍 먹고."

매트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없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카톡 왔습니다.


"란현 요즘 운동해? 바빠서 운동 못하지?"

"창원 언제 한 번 와?"

"나 이사 가."

"운동 안 하고 있으면 매트 좀 갖다 줄래? 다음에 운동할 때 다시 가져가고."


저희 집에 두고 간 매트는 한정판이었습니다. 제가 하나 사면 된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쓰라고 두고 갔던 매트입니다.


우선 퇴근하면 매트 상태부터 챙겨봐야겠습니다.


매트 이야기를 통해 세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 세상에는 공짜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매트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공짜는 없음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둘째, 매트가 있다고 해서 운동을 매일 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운동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되겠지요. 친구와 인근 계곡에 걷기 운동을 토요일 아침에 하기로 했으나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매일 저녁 8시 30분경 저희 집 근처를 몇 바퀴 돌면서 함께 하면 어떻겠냐 물어보지만 저는 줌 입장으로 시간이 없더군요.


셋째, 크고 작은 이야기도 쓰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글을 쓰기 전까지도 매트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한정판이니 더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다소 사인펜 자국 있더라도 사정 말하고 돌려줘야겠지요. 돌려준 후에는 다시 받아오지는 않아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별것 아닌 일로 고민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불편한 마음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트가 뭐라고 10년 지기 지인을 서운하게 생각하겠습니까? 서로 소통하면서 지인의 이사도 축하해 주는 거지요. 돌려줄 때 시간 맞춰 커피 한잔하려고 합니다. 창원? 운전하고 나니 우리 동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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