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란현 작가 May 28. 2023

포기했던 음악을 글로 풀어냅니다


음악이 좋아 2000년, 교회에 등록했습니다. 예배드린 지 20년 넘었지만 여전히 신앙은 얕고 성경은 완독 한 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래 가사로 메시지를 얻는 것 같습니다. 노래가 좋고 마이크 잡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바빠도 교회 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2002년, 교회 성가대 반주를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7시까지 교회에 가서 3시간 동안 반주 연습을 했었습니다. 반주만 해야 하는 현실은 불평스러웠습니다. 노래하고 싶었고 2003년 싱어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하루 마이크 잡고 포기했었지요. 사람들이 모두 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정하지 못해 불안해한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반주자 싱어 모두 관두었습니다. 임용고시가 핑계였습니다.



학교 근무 경험 덕분일까요? 나이도 먹었겠다 불안, 떨림, 긴장은 줄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매주 교회가지 못했던 2년의 시간을 회복하고 싶었어요. 2022년 싱어 지원서를 냈습니다. 꾸준히 하지 못했던 일이 후회되었지만 만회해야 했지요.

지금, 교회 싱어입니다. 사람 대신 뒤편에 악보가 나오는 TV 화면에 집중합니다. 최근에는 마스크도 벗었습니다. 미소 짓는 일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지 않는다. 스크린의 악보를 본다고 주문을 외웁니다.

교회에서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대신 한 가지만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음표와 교류합니다.


며칠 전 장유 롯데마트 문화센터, 여름학기 플루트 강좌를 등록했습니다. 지난봄에는 토요일 과정 신청했더니 수강자가 저 혼자뿐이라 폐강되었습니다. 토요일 폐강 잘 됐다 싶었습니다. 갑자기 생각나 플루트 강좌 검색을 했지요. 한 달 전 등록을 서둘렀다면 5000원 할인도 받았을 텐데 생각하면서요.


왜 꾸준히 배우지 못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플루트에 관심 가지고 배우다 말다 한 것이 벌써 20년입니다. 실력이 늘 수가 없겠지요. 이번 여름학기 등록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6월 1일 개강인데요. 그 시간에 출장이 잡혀있으니 시작부터 삐거덕 거리는 기분입니다. 코로나가 잠잠하다고는 하지만 한 번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내가 모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만 생각하렵니다. 좋아하는 노래 한 곡만 삑사리 나지 않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입니다.


싱어. 피아노 반주자. 플루티스트. 이러한 역할 끝까지 해본 적 없습니다. 그래서 끈기 없다 자책했습니다. 매번 자책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왜 꾸준하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이 드는 순간 글감이다 생각하고, 하고 싶다고 기록하면 됩니다. 글은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영역은 다르지만 포기했던 음악을 글로 풀어냅니다. 부족해도 저는 저의 길을 갑니다. 끈기 없다고 생각한 시간은 제가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시간은 넘어져 있었던 시간이었지요.


오늘도 저를 씁니다.


백작 글쓰기/책쓰기 전문과정 6월 무료특강 안내


★책쓰기 무료특강 신청서★

https://naver.me/xcJj8MEb

https://naver.me/xcJj8MEb




매거진의 이전글 모녀는 각자의 장르에서 '읽고 쓰는 삶'을 이어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