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제 8요일

보기에 참 좋았다더라

by 얼그레이


아리는 유수의 금융기관에서 직원을 가르치는 비즈니스 맨이다. CEO와 독대를 하고 회사 내 개인 공간이 있을 정도로 재능, 명성을 갖췄지만, 가정 내에서는 간단한 갈등 해결도 어려운 인물로 그려진다. 어느 날, 딸의 생일임을 뒤늦게 알아채고 과속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실수로 개를 친다. 그 개의 주인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지. 그는 이미 죽은 엄마를 찾아 나서겠다며 살던 요양원을 나올 정도로 판단력이 흐린 인물이다. 영화는 우연의 계기로 시작한 둘의 동행, 서로의 문제 해결 과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장애가 가지는 의미와 장애인이 처한 현실에 대해 가감 없이 전하고 있다.


무엇이 무엇을 위한 장애인가? 아리는 수강생에게 '늘 웃어라, 성공한 사람처럼 보여라'라고 외치지만 집에서는 영락없는 무기력에 사로 잡혀 있는 인물이다. 거울을 보며 웃음을 연습할 정도로 감정 교감이 어렵고 간단한 대화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콤플렉스가 있다. 바깥에서는 확신을 가지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공허한 외침이었던 셈이다. 서로 다른 자아의 간극을 줄이려하지만 결국 일로 풀뿐이다. 쌓인 스트레스에 지쳐 결국 이혼을 당하고 아내를 찾아 다시 화풀이를 한다.


조지는 자폐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연령이 낮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웃는 모습은 어떻게 저렇게 웃지. 인간이라면 한 번쯤 저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꾸밈없이 웃는다. 그런 모습이 결국 아리의 딸의 마음을 얻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리의 죄책감에서 시작한 여행은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행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사회는 어디에도 없었다. 조지의 웃음은 미라클 그 자지만, 정작 그를 케어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이 손사래 쳤다. 자제력이 없어 먹고 싶다며 식당을 구르고 신발을 사겠다며 떼를 쓰자, 종업원들은 그를 내보내거나 아리에게 눈치를 주었다. 죽은 엄마를 찾다 결국 누나의 집에 들렀을 때에도 누나도 할 만큼 했다며 슬픔으로 조지를 돌려보낸다. 그를 받아줄 곳은 그가 뛰쳐나온 요양원뿐이었다.


조지는 가수 루이스 마리아노를 좋아한다. 영화에서는 루이스 마리아노가 조지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그 옆에서 엄마가 한 없는 사랑으로 조지를 바라보는 판타지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늘 판타지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현실을 벗어나려하지만 그런 의식이 도착한 곳도 결국 허상이었기 때문이다. 거짓말 같은 현실에 눈 감고 또다시 거짓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장애인의 현실려지고 있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결국 교감하는 동물이다. 서로가 교감하기 위해 보낸 1분에서, 치유가 느껴졌다. 누구나 원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공간은 치유 그 자체다. 물론 아리는 현실로 돌아왔다. 조지는 그러하지 못했다. 볼때는 딱히 몰랐으나 그가 가진 꾸밈없는 웃음과 모든 것을 다 내준 울음은 자연을 닮은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문구가 기억에 남았다. '신이 8번째 날에 조지를 만들었다. 보기에 참 좋았다더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 리뷰 : 존 말코비치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