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이란?
별거 아닌데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제 마음을 발행하려 합니다.
5월 말쯤에 신랑이 띠리링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큼지막한 반기브스를 하고
절뚝거리며 들어섰습니다.
'아야, 아야 하며'
식탁에 앉았습니다.
적재된 물건이 넘어와서 무릎을
다쳤다는 겁니다.
무릎은 퉁퉁 부어있고 많이 힘들어 보여
'엑스레이 찍었어?'
'어느 병원 갔어?'하고 물었더니
동네 정형외과에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좀 큰데 가지 '
구시렁구시렁
그때부터 저의 콩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첫 번째 변화는 재활용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하고 탕! 탕! 탕! 이야기한 게 있습니다.
서로 합의가 되었는지 모르겠고
'쓰레기는 신랑이 책임진다.'였습니다.
그래서, 전 웬만해선 쓰레기를 버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택배 상자가 자꾸 쌓이니 숨이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딱 들 수 있을 만큼만 들고
분리 수거장에 갑니다.
작은 종이들은 대형 포대에 넣고 박스는
그 옆에 쌓아두면 됩니다.
그렇게 하나를 해결하고 집에 들어오면
숨통이 조금 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음식물 쓰레기
신랑이 버릴 때는 자꾸 미루는 통에
통에 모으지만 저는 그때그때 비웁니다.
아파트 음식물 수거기에 노란 카드를 넣으면
뚜껑이 열립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투하되면 뚜껑이 닫히면서 그램과 금액을 알려줍니다.
'지구야 미안해.'
노란 카드를 빼서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향합니다.
여기까지가 다가 아닙니다.
콩쥐의 삶
예전엔 심부름도 시키고 부탁도
했는데 집에 들어오면 안방에 누워있거나
앉아있으니 아무것도 시킬 수가 없습니다.
양파도 까고 마늘도 까고 멸치도 까고
감자도 깎고 당근도 깎아줬는데
그걸 혼자 다 하려니
괜스레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도 어째요.'
'할 건 해야지.'
그렇게 저의 콩쥐 생활은 ING입니다.
오늘은 발톱도 깎아줬습니다.
'신랑, 호강하네.'
한창 자란 발톱을 깎아주며 진작 얘기하지 하며
괜스레 미안해집니다.
그리고 문득
저의 콩쥐 생활이 신랑에게는 휴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찮은 일을 공식적으로 안 해도 되니까요.
'신랑, 누릴 때 누리고 얼른 나아'
튼튼한 돌쇠로 다시 나타나줘.'
복두장이 가 임금님의 비밀을 품에 안고 있다가
결국 대나무 밭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하고 외친 것처럼
매일매일 통화하는 엄마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브런치에 적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