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이란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경주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취향가옥이라는 가게에서 갈비찜 2인분
육전 밀면에 공깃밥을 시켰다.
다들 더위에 지쳤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근데 막상 먹어보니 갈비찜은 살만 쏙쏙 빠지고
떡 야채에 양념이 잘 배어 있었다.
육전이 올려진 밀면은 쫄면처럼 쫀득쫀득했다.
후루룩후루룩 먹는 밀면 느낌이 아니었다.
이쯤에서
내가 말을 꺼냈다.
휴가인데 메뉴가 너무 소박한 거 아님
그래서
다시 키오스크를 펼치고 메뉴를 봤다.
육전과 소고기 치즈 감자전
육전은 아는 맛이고 옆테이블의 치즈 감자전을 보고
그 아이로 결정했다.
'소고기 치즈 감자전 안 먹었으면 어쩔 뻔 '
역시 하고 싶은 게 있거나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용기 내 발행해야 한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황리단길을 나섰다.
남편과 딸은 덥다며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갔고
나는 황리단길을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어느덧 끝자락이 보이는 듯했다.
그곳에 미피 스토어 경주가 있었다.
미피는 둘째가 좋아하는 캐릭터다.
미피 굿즈를 보면서 이걸 좋아할까? 저걸 좋아할까?~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딸에게 전화를 했다.
여기 미피 스토어인데 여기 올래?
딸은 왕복 20분 거리라며 처음엔 뜨뜻 미지근했다.
그리고 잠시 후
'갈래' 하며 전화를 끊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 작은 가게 안을 차근차근
살폈다. 뜨개로 된 미피, 미피 그립톡, 미피 키링 인형
유령 그리고 미피 큐브, 게임까지 있었다.
그때까지 회색 미피는 나의 관심 밖이었다.
늘 보던 뽀얀 미피가 아니라 그레이
그렇게 미피 구경에 빠져 있을 때쯤 모자를 쓴 딸이 들어왔다.
나는 내가 짐작했던 미피를 보여줬다.
저거는 우리 집에 있고 저거는 별로고
저 그립톡도 서울 갔을 때 미피 우체통에서 샀어.
하며
'나 이거 할 해.' 하며 손에 든 건
바로 석굴암 미피였다.
나의 예상이 빗나갔다.
역시 트렌디한 요즘 아이들
스페셜 에디션을 좋아하는 가보다
석굴암 미피와 배지를 고르고는 활짝 웃었다.
나는 1000원짜리 엽서 두장을 내 몫으로
고르고 카드를 건넸다.
평소엔 두리뭉실하며 선택을 꺼려하는데
진짜 필요할 땐 마음을 발행하는 딸이 멋져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