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냄새

발행이란

by 트루북스


오늘이 작은 추석이다.

추석 전 날을 작은 추석이라 부른다.

지금은 이브쯤 된다.

거실에서 이것저것 하는데 전 부치는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노릇노릇 지진 전이나 부침개를 호호 불며

먹던 그 시절이 아련히 떠 오른다.


시어머니 살아 계실 때

며느리 셋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큰 형님은 생선이며 고기며 나물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둘째 형님은 전 담당

막내며느리인 나는 과일 담당이다.

명절 과일 가격은 후들후들했지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

괜찮았다.


이렇게 딱 정해지고부터 명절날 전 부치는 냄새가

사라졌다. 추석당일 아침 각자 준비한 것들을 정성껏 차려서 차례상을 차린다.

차례를 지내고 나물 넣고 밥을 비벼 먹고 나면

각자 해산이다.


그렇게 추석 명절 2차전이 끝나고 친정에 가면

그곳 역시 식어버린 전을 데워먹어야 한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그립다.


이런 일도 있었다.

명절 기름냄새가 그리운 날엔 작은 추석에 '히야꾸'라는 일식 식당의 튀김 대자를 시켜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새우튀김과 단호박 튀김

푸짐하게 꺼내 놓으면 명절 기분이 난다.


옛날 명절 풍경은 이랬다.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가스버너에 불을 켠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튀김을 시작한다.

생경한 음식 중에 밤튀김이 있었다.

밤을 까서 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기면 구운 밤도 아닌 것이 찐 밤 느낌도 나고 정말 맛이 꿀맛이다.


고구마, 연근, 오징어, 쥐포를 굽고 나면

다시마를 튀겨서 설탕을 뿌린다.

요것도 밥도둑이다. 그리고 기름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전 부치는 일이 거의 끝나가면

남은 재료를 넣어 부추전을 부친다.

다양한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그렇게 부산을 떨며 일반 잔소리반을 듣고 나면

어느새 일이 끝나간다.

그때는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팠는데

명절 전 냄새가 좋은 건 왜일까?~

그리움인가?

아쉬움인가?


문득문득 한 귀로 듣고 흘리던 시어머니의

잔소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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