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월마다 반복되는 작별, 그 속에서 배우는 삶의 결.
육개월마다 한국을 찾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너는 자주 한국에 갈 수 있어서 좋겠다.”
그래, 정말 좋다.
익숙한 골목, 오래된 냄새,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여기 있으니까.
이곳은 여전히 나의 ‘집’이다.
하지만 짐을 하나둘 싸기 시작하면
마음 한켠이 서늘해진다.
이곳을 떠난다는 건,
잠시 살아났던 내 과거와 감정들을
다시 고이 묻는 일과 같다.
비행기 표를 손에 쥐는 순간,
나는 또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사람’이지만,
이곳의 시간 속에서는
조금씩 지워져 가는 사람이 된다.
엄마는 나를 보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고 한다.
그런 엄마 아빠를 보는 나의 마음도 짠하다.
공항으로 향하는 차창 너머로
노을빛이 유리창에 스며든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 천천히 흔들리며
도시의 불빛 사이로 사라진다.
그 안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들과 나눈 웃음과 시간들이 담겨 있다.
사랑했던 기억들,
마음 깊은 곳의 작은 상처들까지
조용히 내려놓고,
나는 다시
‘일상의 열차’에 올라야 한다.
떠남은 끝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서로를 비추어 보고
따뜻함을 나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나 또한
이 별을 떠나야 할 것이다.
갑작스럽든, 예고되었든
그때의 착잡함은 지금과 다르지 않을 테다.
사랑하는 것들과의 이별에서
서로 따뜻함만을 남기고 갈 수 있다면,
언젠가 그리운 누군가와 다시 마주했을 때
서로의 삶을 바라보며
“그래, 우리 잘 살았다.”
그렇게 웃을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