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함

by truefree

담배가 없어서 사러 간 김에 한 대 빼어 물고 있자니, 어느새 날이 춥게 느껴진다.

문득, 사위가 하얗게 얼어있던 밤, 언제 올지 모를 이를 기다리며 남의 집 담벼락에 기대어 보낸 몇시간이 생각났다. 발 아래 담배 꽁초가 늘어가는 만큼 손이 곱아 들어갔더랬지. 세상이 다 얼어붙을 것 같던 헛헛한 밤이었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하얀 눈 대신 흰 먼지 자욱한 기억들. 아니,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새삼스럽게 바라보는 시절.


201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