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성찬례

벌써 세 번째 시간이었다. 지난달부터 로완 윌리암스의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란 책으로 하브독토에 참여 중이다. 세례, 성경에 이어 세 번째 시간인 성찬례에 관한 부분을 나누게 되었다.

   이 책은 해설의 글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받쳐주는 네 기둥인 세례, 성경, 성찬례, 기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성공회의 지도자이자 전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로완 윌리엄스가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고난주간 공개강좌로 여러 차례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은 책이었다.

   이 내용을 굳이 한 번 더 밝히는 이유는 우리가 토론하는 데 있어, 이 부분을 놓치기 때문이었다. 글을 읽으면서도 이 사실을 놓칠 때가 많았다. 그러면 어김없이 주제에서 벗어나 길을 잃곤 했다.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우린 이 사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성찬례는 다음과 같다. 성찬례는 우리가 그분을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을 우리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초대의 자리이자, 환대의 자리이다. 또한 성찬례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변화하기도 한다. 우리는 성찬례를 통해, 세상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비전을 선물 받게 된다.

   또한 성찬례란, 우리가 무엇을 잘하였기에 주어지는 보상적인 개념이 아닌, 자기 집착과 교만, 나태에서 비롯되는 굶주림에서 우리를 지켜 내는 데 필요한 음식이며,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값없는 선물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참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성찬례는 그 안에서 이뤄지는 변혁을 통해, 우리 안에 성령님이 역사하심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찬례를 설명하는 텍스트를 놓고, 쓰는 인간님의 인도로 하브독토가 시작됐다. 이날은 우리 C조 조장님이신 작은 나무님이 오시지 않아 매우 아쉬운 날이었다.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빠지셔서 더더욱 아쉬웠고 말이다. 또 나도 지난 토요일 연수로 인하여 미리 조 모임을 하지 못한 채로 참석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럼에도 선오, 신곡, 럽투데이님과 함께하는 하브독토는 여전히 참 은혜로웠다.

   일단, 우리 모두 이 책에서 성찬례를 환대라는 측면에서 설명한 부분에 대해 신선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출석하는 교회의 성찬례나 아니면 여태까지 참여했던 성찬례에 대해 나누었는데, 대부분이 아주 엄숙한 분위기에서, 구슬픈 찬양을 들으며, 우리의 죄를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분위기에서 예식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누군가를 초청하고 환영하는 의식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찬례의 새로운 면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물론 뒷부분에 그럼에도 우리는 성찬례에 예수님을 배반한 가룟 유다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나오긴 한다. 즉, 우리가 경험했던 그 참회의 분위기도 틀리지 않았다는 점인데, 다만, 이렇게 성찬례를 다양한 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참 좋았다.    

 

   그 밖에도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지와 이렇게 중요한 예전임에도 왜 매주 하지 않는지, 우리는 결국 현재 우리의 상황에 비추어 성찬례를 어떻게 바라보고 참여해야 할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쓰는 인간님이 중간중간 우리의 질문에 답해주시고,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셔서 더욱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사실 이 책에서 여태까지 읽은 부분 중에 ‘성찬례’ 부분이 가장 난해했다. 읽다 보면 다 중요해서 조사 빼고 모두 밑줄을 그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하브독토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니 갈피가 잡히고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조금 더 옳은 곳으로,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하브루타 독서 토론의 매력이 아닐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매주 조별 모임과 하브독토 모임을 통해 나는, 우리는 조금씩 자라는 중이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자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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