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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Oct 18. 2023

먹는 것에 특화된 달팽이

브런치 조회수 1만 돌파


10월 18일 수요일 7시 48분 현재, 브런치 조회수가 8931을 돌파했다. 어제 쓴 글 ‘매일 먹어도 사랑스러운 – 이화찹쌀순대’의 결과다. 100일의 글쓰기 시즌 2를 시작한 지 44일 만이다. 글은 43번째다.


   일단 기쁘다. 최근까지 조회수도 그렇고 글을 읽어주던 구독자님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다소 아쉬웠다. 페이스북이야 워낙 쓰뱉러들의 지지를 받고 서로 댓글과 대댓글을 주고받으니 그렇지만, 브런치는 뭐랄까, 조금 애매하다. 글을 쓰거나,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정말 읽는 것 외에는 별다를 게 없다고나 할까. 나조차도 대댓글을 다는데 많이 게으른 편이다.


   어쨌든 그랬는데 오늘 보니 조회수가 저렇게나 높았다. 아주 예전에 한창 글쓰기 수업을 들을 때도, 브런치에서 조회수가 높았던 글이 있었긴 했다. 조회수가 높아지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포털사이트인 다음 메인에 노출되었기 때문이고, 브런치 홈에도 인기 있는 글로 메인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다만, 그 글들이 모두 먹거리에 관해서 썼다는 점이 조금은 씁쓸하지만.


   여태까지 브런치의 올린 106개의 글 중에 조회수가 1만 회 이상 되었던 작품은 딱 두 작품이다. 하나는 다음 메인에 올랐었다. ‘초코파이는 정이 아닙니다.(한국어학급 이야기인데 초코파이 사진 노출)’, ‘맛집은 추억으로 만들어진다.(우리집 근처 인천 3대 떡볶이집 이야기)’. 모두 어쨌든 먹는 것과 관계된 이야기들이다.


좌: 초코파이는 정이 ~ // 우: 맛집은 추억으로 만들어~


   쓰고뱉다 심화반, 완성반(현재의 성숙반, 숙성반)을 들을 때, 책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결정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그때 맛집 리뷰를 쓰고 싶었다. 나또 님을 비롯하여 주변 사람 모두가 나에게 맛집을 찾아내는 능력이 가히 수준급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블로그를 관리하기가 어렵고, 그만큼 수많은 사진을 찍어대기도 번거로웠다. 다만, 글로는 어떻게든 맛을 기막히게 표현할 자신이 병아리 눈곱만큼은 있었다. 인천에 이사를 와서 혼자 찾아낸 맛집도 꽤 된다.  


   쓰뱉러 여러분은 아시다시피, 전혀 다른 내용의 글로 마무리했다. 주제도, 목차도 목차글도 완전 달라졌다. 물론 김싸부의 혜안은 대단했다. 그 글로 나는 일정 지면에 연재를 하는 영광을 누렸다. 뜬금없지만, 나의 영원한 글스승 김싸부님과 쓰고뱉다 수업에서 목차글 합평에 함께해 준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쨌든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런 거다. 나란 사람은 먹거리 글을 써야 그나마 대중에게 먹히지만, 그 글이 매일 먹히진 않는다는 것이고, 어쩌다가 가물에 콩 나듯 먹힌다는 거다. 것도 사진을 잔뜩 곁들여야만. 물론 브런치가 노출하는 법칙에 맞아야 한다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분이 좋다. 오늘 나의 퇴직금 마련을 위해 에듀파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집에 왔음에도, 이러다가 계약기간이 짧아질 수 있음을 알고 매우 많이 심란함에도, 조회수에 관해서는 기분이 째진다.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 지 50일쯤 된 지금, 그래도 잘하고 있다는 도닥거림처럼 느껴져서 그렇다. 수고했어, 오늘도. 이렇게-.


   앞으로도 남은 기간도 거의 매일이 먹거리에 관한 글일지도 모르겠다. 그중에 또 브런치 메인에 뜨는 글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그저 쓰다 보면 이렇게 메인에도 걸리고, 또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니 오지 않더라도, 먹거리에 특화된 글을 쓰는, 그런 어떤 사람이 있었노라 한 줄 기록을 남겼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여보, 당신이 옳았어. 먹거리에 특화된 사람이었어. 나란 여자-.


#쓰고뱉다

#100일의글쓰기시즌2

#마흔네번째

#Cre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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